비덴트 '투자금 회수' 나선 위메이드…왜?
하반기 사채권 805억원 상환…잔여 933억원 풋옵션 가능성, 재무여력 주목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4일 17시 0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건우 기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최대주주인 비덴트의 2대주주 지위를 차지하고 있던 위메이드가 급작스런 투자금 회수에 나서고 있다. 비덴트의 주가가 올해 하반기 들어 크게 하락하면서 위메이드가 투자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 행사가액을 크게 밑도는 상황이 발생했고, 위메이드를 둘러싼 상장폐지 이슈 등이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위메이드를 비롯해 비덴트에 투자한 재무적투자자(FI)들의 상환 요구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비덴트의 재무여력이 주목받고 있다. 당장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가 가능한 사채권 규모가 막대한 데다, 내년초 도래하는 풋옵션 사채물량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비덴트는 지난 13일 16회차 BW 300억원에 대한 만기전 취득 사실을 공시했다. 취득 사유는 사채권자인 호연아트펀드1호 투자조합과의 협의에 따른 것이라고 공시에서 밝혔다.


최초 설정된 콜옵션 50%(250억원)을 상회하는 액수가 상환됨에 따라 사실상 FI측의 풋옵션 요구에 따른 상환으로 풀이된다. 호연아트펀드1호 투자조합은 지난해 위메이드가 500억원을 투자해 매입한 펀드로 알려져 있다.


최초 500억원 규모로 발행된 16회차 BW는 지난 7월 200억 규모의 신주인수권 행사 이후 미상환 300억원이 남아있었다. 하반기 들어 비덴트 주가가 16회차 BW의 최저행사가액 5652원을 밑돌게 되자 투자금 회수쪽으로 무게가 기운 모습이다.


위메이드는 16회차 BW와 앞서 발행한 15회차 전환사채(CB)를 라스티노투자조합과 호연아트펀드1호 투자조합을 통해 간접 소유하면서 사실상 비덴트의 2대주주 지위를 유지해왔다. 이번 BW 투자금 잔액을 전량 회수한 데 이어 남아있는 15회차 CB에 대해서도 투자금 회수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15회차 CB 역시 500억원 규모로 발행됐는데, 풋옵션 및 전환권 행사기간은 지난 7월 도래한 상황이다. 당시 62억원 규모의 전환권을 청구하며 일부 차익실현에 나섰으나, 이후 시가가 최저조정가액 5652원 밑으로 떨어지자 10월에는 5억원 규모에 대해 투자금 회수에 나섰다. 미상환 사채의 권면총액은 433억원으로 향후 풋옵션 행사 또는 협의에 따른 회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2대 주주의 완전한 이탈이 이뤄지는 셈이다.


또한 지난 10월에는 500억원 규모의 18회차 CB 역시 만기전 사채취득이 이뤄진 바 있다. FI는 초록뱀컴퍼니(300억원), 초록뱀 블록체인신기술조합2호(200억원)으로 구성됐다. 최저조정가액이 500원으로 설정돼 시가하락에도 지속적인 전환가액 조정이 가능하지만 초록뱀 측은 투자금 회수를 선택했다. 만기 이자율이 3%에 불과해 지속적인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추이를 지켜보기보다는 빠르게 투자금 회수에 나서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높다.


위메이드 측 사채권을 제외하고 현재 남아있는 비덴트의 미상환 사채권은 17회차 CB에 해당한다. FI는 제이케이투자조합으로 만기이자율이 3%에 불과하지만 최저조정가액이 500원으로 설정돼 아직까지 비덴트의 시가 움직임을 지켜보는 눈치다.


올해 하반기 비덴트의 주요 사채권 상환 및 미상환 잔액 현황.

결과적으로 비덴트는 올 하반기에만 초록뱀 측에 500억원, 위메이드 측에 305억원을 상환하게 됐다. 위메이드의 잔여 사채권 433억과 제이케이투자조합의 풋옵션 행사가 가능한 사채권 500억원이 남아있다. 이미 805억원을 갚았는데, 이후 갚아야 할 규모가 933억원에 달한다.


올 3분기말 기준 비덴트의 유동자산 총액은 1537억원이며 이중 현금성자산 총액은 1126억원 수준이다. 최근 300억원 BW 상환을 제외하고 남는 돈으로 향후 발생할 풋옵션 행사 등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재무적 어려움에도 비덴트가 금번 FI들의 상환요구에 순탄하게 대응할 경우, 긍정적인 영향 역시 기대할 수 있어 보인다. 막대한 규모의 신주인수권 및 주식전환가능 사채물량이 해소됨에 따라 주식수 급증에 따른 주가희석 악재를 피할 수 있다. 또한 주가를 직접적으로 억누르는 FI들의 차익실현 등 매도리스크를 겪지 않아도 된다. 주가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해석이 가능한 것이다.


비덴트 관계자는 "위메이드가 어떤 의도로 투자금 회수에 나선 것인지는 알 수 없다"며 "사채권 상환 방안과 관련해서는 보유현금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정도 외에 구체적인 언급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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