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공룡들]
SKT-SKB 원팀돼 유료방송 2위 탈환 시동
④ 유영상 SKT-SKB CEO 겸직…유무선·미디어 등 시너지 극대화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3일 13시 3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지난 11월 취임 1주년을 맞아 전체 구성원 대상 타운홀 미팅을 갖고 '기술과 서비스로 고객을 이롭게 하는 AI Company'라는 SKT 2.0의 진화된 비전을 밝혔다. (출처=SK텔레콤)


[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SK브로드밴드는 올해도 미디어 사업 확장에 공을 들였다. 지난해 1월 설립한 자회사 미디어에스를 중심으로 채널 경쟁력 제고에 주력해왔다. 미디어에스에서 운영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채널인 '채널S'를 통해 '진격의 언니들', '다시갈지도' 등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며 인지도를 쌓고 있다. 


다만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흥행으로 미디어 시장의 핵심 사업자로 떠오른 KT와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LG유플러스도 중장기 성장전략인 '유플러스 3.0'을 발표하며 미디어 사업 강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자칫 경쟁사들의 뒤꽁무니만 졸졸 쫓아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SK브로드밴드가 최근 모회사 SK텔레콤과 '원팀'을 맺고 미디어 사업 확장에 더욱 공격적으로 나서는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 2위 탈환 시동


최근 유료방송 시장은 2위 싸움이 치열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LG유플러스(LG헬로비전 포함)가 25.31%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며 2위에 올라있다. 3위는 25.26%를 기록한 SK브로드밴드다. 양 사는 0.05% 근소한 차이로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IPTV만 놓고 보면 점유율 순위는 SK브로드밴드 2위(17.35%), LG유플러스 3위(14.91%)로 뒤바뀐다. 이 같은 순위 구도는 수년째 고착화된 현상이다. 하지만 LG유플러스가 2019년 12월 케이블TV 1위 사업자인 LG헬로비전(구 CJ헬로)을 인수하면서 변동이 생겼다. 이듬해 4월 SK브로드밴드도 케이블TV 사업자 티브로드를 합병하는 등 맞불 작전을 펼쳤으나 합산기준 2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이에 SK브로드밴드는 시장 지위 회복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자회사 미디어에스가 지난해 4월 개국한 '채널S'를 비롯해 지속적인 채널 커버리지 확대를 통해 복수채널사용사업자(MPP)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2022년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 및 시장점유율 (출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미디어에스는 현재 채널S의 전체 프로그램 중 70%를 독점 콘텐츠로 편성하며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M C&C, 초록뱀미디어 등 국내 정상급 콘텐츠 사업자와 제휴를 맺고 독점 콘텐츠 발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다양한 콘텐츠 유통으로 채널S의 시청률과 광고매출도 부쩍 성장했다. SK브로드밴드에 따르면 채널S는 지난 11월 기준 지상파·종편을 제외한 유료방송 270여개 채널 중 채널 순위 26위를 기록했다. 개국과 동시에 45위를 찍었던 채널 순위가 꾸준히 상승 중이다. 광고매출도 지난 10월 단일 채널 기준 최단 기록인 10억원을 돌파했다.


SK브로드밴드의 3분기 매출은 3조10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늘었다. 이중 미디어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한 1조4148억원이다. 전체 매출의 45.6%를 차지하는 주력 사업으로 지속 성장하고 있다.


◆ SKT-SKB 다시 원팀


하지만 SK브로드밴드뿐 아니라 경쟁사들도 미디어 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SK브로드밴드가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여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SK브로드밴드는 모회사 찬스를 쓸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1일 발표된 임원인사에서 SK텔레콤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던 유영상 대표를 수장으로 맞은 것. 유무선 통신을 넘어 미디어 등 핵심 사업 영역에서 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박정호 SK스퀘어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 2018년 말 SK텔레콤 대표이사로 재직할 당시 SK브로드밴드 대표를 겸직한 바 있다. 당시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미디어분야를 통합적으로 이끌며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겸직 경영을 선포했다. 


(출처=SK브로드밴드)

4년 만에 또다시 한 명의 대표가 이끌게 된 양 사는 이전보다 세밀한 조직 개편안을 내놨다. 주요 방향성은 양 사 협력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는 CIC(기업 내 기업) 조직에 전문임원을 배치해 경영 효율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를 잇는 CIC 조직은 크게 커스터머 CIC와 엔터프라이즈 CIC로 구분된다. 커스터머 CIC는 양 사의 유무선 통신과 미디어 사업을 전담하는 조직이다. 임봉호 SKT 모바일 CO 담당, 김성수 SKT-SKB 미디어·콘텐츠 CO 담당이 유무선 유통망과 미디어 사업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커스터머 CIC로 자리를 옮겼다. 


엔터프라이즈 CIC는 양 사 B2B 분야의 전방위적 성장을 주도하고 인프라, 브랜드, 기업문화 등에서 긴밀한 협력을 이끄는 조직이다. 이번에 SK텔레콤에 합류한 김경덕 전 델코리아 대표가 엔터프라이즈 CIC 담당을 맡는다. 각 담당임원들이 CIC 조직을 이끌며 유 대표의 경영 부담을 덜어주고 사업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두 회사를 대표하는 유영상 사장은 "SKT와 SKB가 한 팀으로 사업 영역에서 굳건한 성장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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