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 '왓챠' 눈독…통신 3사 뜨거워지는 OTT 경쟁
'KT 티빙'·'SKT 웨이브'와 OTT 주도권 경쟁 예고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3일 13시 2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왓챠)


[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LG유플러스가 토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왓챠'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 자체 OTT 플랫폼이 없는 LG유플러스는 왓챠 인수를 통해 미디어 등 플랫폼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높일 수 있다. 2년 연속 자본잠식에 빠진 왓챠도 대규모 투자금 유치로 경영난 극복을 위한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양 사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인수 협상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왓챠와 경영권 인수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LG유플러스가 400억원 규모의 왓챠 신주를 인수해 최대주주에 오르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왓챠는 2011년 서울과학고·카이스트 출신 박태훈 대표가 원지현 최고운영책임자(COO), 이태현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설립한 국내 OTT 기업이다. 2016년 OTT 왓챠(구 왓챠플레이)를 선보이며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OTT 광풍에 힘입어 왓챠는 카카오벤처스, 메가인베스트먼트, 한국산업은행, 메이플투자파트너스 등 다수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2020년 시리즈D 투자를 마친 왓챠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독점 콘텐츠를 발굴하는 등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섰다. 하지만 막강한 자본력으로 무장한 콘텐츠 공룡들과 경쟁에서 뒤처지면서 이용자 이탈이 가속화됐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왓챠의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54만명으로 8월(60만명) 대비 10%가량 감소했다.


이용자 감소가 지속되면서 수익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왓챠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708억원, 영업손실 248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대비 영업손실 폭이 확대되면서 재무 건전성도 크게 악화됐다. 지난해 말 기준 왓챠의 누적 결손금은 2097억원에 달했다. 자본총계도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왓챠는 악화된 재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5월 1000억원 규모의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추진했지만 투자 유치에 실패했다. 자금 회수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추가 투자에 나서지 않고 외면한 것이다. 


LG유플러스도 기회를 놓치지 않고 투자조건으로 200~300억원대 기업가치를 왓챠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5000억원까지 거론됐던 왓챠의 기업가치가 10분의 1 이하로 축소된 셈이다. 관련 업계는 대폭 삭감된 기업가치에도 LG유플러스의 왓챠 인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현재 왓챠는 매각 외에 별다른 선택지가 없는 상황으로 시간이 지체될수록 기업가치가 더 낮아질 수 있어서다. 


LG유플러스도 왓챠 인수가 절실한 상황이다.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 3사 중 유일하게 자체 OTT 플랫폼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OTT 사업자와 적극적으로 제휴를 맺어왔다. 하지만 제휴 효과가 예년만 못하면서 또 다른 OTT 성장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오는 2027년까지 비통신 사업 매출 비중을 4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로 OTT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자체 IPTV 서비스인 U+tv를 'OTT TV'로 개편하고 영유아 플랫폼 '아이들나라'를 모바일 키즈 전용 OTT로 꾸미는 등 차별화된 OTT 플랫폼 제공에 공을 들이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왓챠 인수로 자체 OTT 기반까지 확보한다면 기존 서비스와 시너지 효과도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경쟁사들은 OTT 시장 주도권 경쟁에 뛰어든 지 오래다. KT는 지난 7월 CJ ENM과 손을 잡고 양 사의 OTT 플랫폼인 '시즌'과 '티빙'을 하나로 합쳤다. 약 2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티빙에 탑승해 단숨에 토종 OTT 1위 지위를 확보했다. SK텔레콤은 국내 지상파 방송국과 함께 출시한 OTT '웨이브'로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관련 업계는 LG유플러스가 왓챠 인수에 성공할 경우 통신사 중심의 OTT 가입자 유치전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왓챠 인수와 관련해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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