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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올금융
이병철式 위기 탈출법 성공할까
③유동성 확보 '사활'…자회사 매각·구조조정 위기 대응력 주목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0일 13시 1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레고랜드 사태가 촉발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조달 위기는 다올금융그룹에게 설립 이후 가장 큰 위기다. 유동성 확보가 절실해 자회사 다올타일랜드와 다올인베스트먼트 매각에 나섰고 구조조정도 발표했다. 다올금융에 위기가 찾아온 것은 부동산금융을 주력 사업으로 내세운 영향이 컸다. 그 중심엔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이 있다. 팍스넷뉴스는 이병철 회장이 다올투자증권의 최대주주에 오르기까지의 과정과 부동산금융 중심의 사업구조, 최근 위기 극복을 위한 자회사 매각과 구조조정에 대해 분석한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한경석 기자] 레고랜드 발(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는 다올투자증권의 유동성 위기설과 매각설로 이어졌고 우려가 현실이 됐다.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은 시장 우려를 인지한 듯 발 빠르게 자회사 매각에 나섰고 구조조정과 조직개편 카드를 꺼내 들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벤처캐피탈(VC) 자회사 다올인베스트먼트 지분 52%를 2000억원대에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에 앞서 제기된 '유동성 위기설'에 부인했던 다올금융측은 결국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매각에 나섰다"며 사실을 인정했다. 태국법인 '다올타일랜드(DAOL Thailand)'도 1000억원대에 매물로 내놨다. 


다올투자증권 본사 전경. 다올투자증권 제공.

◆ 다올인베·태국법인 매물로…적정가 갑론을박


시장에서는 매각 가격 적정성과 관련해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다올인베스트먼트는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3000억원대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2000억원대 매각가가 비싸다는 의견과 적정하다는 시각이 엇갈린다. 신한금융지주가 신한벤처투자(전 네오플럭스) 인수 시 730억원 수준의 거래 금액이 형성됐다. 신한벤처투자보다 큰 다올인베스트먼트의 운용자산규모(AUM, 1조 1120억원)를 고려하면 2000억원 수준의 매각가는 그리 비싼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올타일랜드는 희망가를 볼 때 매각 진정성에 의심이 든다는 지적이 있다. 다올타일랜드의 자기자본 380억원, 연간 당기순이익 85억원 수준이고, 현재 다올금융측이 보유한 지분이 7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합쳐도 1000억원대의 매각가는 과도하다는 시각이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자회사 매각 배경을 두고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를 통해 불투명한 금융시장에 선제 대응하려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어 "시장 우려를 조기에 불식시키고 기업에 대한 신뢰 회복과 함께 중장기적 사업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다올인베스트먼트은 우리금융지주, 신영증권 등이 인수 후보군으로 시장에서 거론된다. 우리금융지주는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사가 벤쳐캐피탈(VC)을 보유한 것과 달리 계열 VC가 없기 때문이다.


다올타일랜드는 대형 금융그룹사가 인수 후보군으로 언급된다. 국내 증권사 중 태국 현지에서 라이선스를 보유한 곳은 다올투자증권 뿐인 상황이어서 현지 진출을 노리는 여러 금융지주회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다올금융의 자회사 매각에 대해 "자회사 매각 계획을 통해 추가 유동성 확보를 추진 중"이라며 "전체 순영업수익의 50% 내외를 차지하고 있는 투자은행(IB)부문 실적 유지 여부와 위험 인수 확대에 따른 재무 안정성 변동 여부가 모니터링 요소"라고 분석했다.


◆ 인력 구조조정, 계약직 임직원 타깃


다올투자증권은 인력 구조조정 결정도 내렸다. 지난달 정규직 경력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으며 영업 쪽을 제외한 경영관리 직무 상무급 이상 임원 전원은 사직서를 냈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경영상 책임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12월 말까지 업무를 이어갈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경영진에서 재신임할 가능성도 있고 내부 사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필요한 과정"이라고 전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 2013년 대체투자와 부동산금융 부문 인력 영입하고 장외 파생상품 인가 등 영업 확대를 통해 투자은행 사업 부문을 강화한 바 있다.


다올투자증권의 올 3분기 기준 다올투자증권의 직원은 529명(정규직 203명, 계약직 326명)으로 계약직 비중이 약 62%에 달한다. 계약직 구조조정은 사측이 계약 갱신을 거절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이때 사측은 갱신 거절의 정당한 사유를 제시해야 한다. 회사 입장에서는 자금 경색 상황이 계약직 갱신을 거절하기 좋은 구실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다올證, IB 조직 개편…IT본부 명칭 변경


다올투자증권은 인력 구조조정에 이어 투자은행(IB)부문을 본부로 통합하는 조직 개편에 나섰다. 이와 함께 폐지설에 휩싸였던 정보통신(IT)본부는 IT센터로 명칭을 변경한다. 


IB 부문의 조직 개편 세부사항을 들여다보면 기존 2부문, 3본부, 1실로 구성돼 있던 것을 통합해 2본부 2센터 1실로 편성한다. 이에 따라 회사의 IB 부문은 IB1본부, IB2본부, IB1센터, IB2센터, IB투자실로 구성된다.


다올투자증권은 기존에 ▲종합투자부문 ▲투자금융부문 ▲에쿼티(Equity)부문 ▲경영전략부문으로 조직이 나뉘었다. 이 가운데 IB 부문은 기존에 종합투자부문, 투자금융부문 등 2부문으로 나뉘어 운영됐으며 구조화금융사업본부, 개발금융사업본부, 대체투자본부 등 3본부와 IB기획실 1실로 구성됐었다. 이처럼 복잡했던 IB부문 전체를 통합해 2본부, 2센터, 1실로 통일했다.


경영전략부문 내 IT본부는 폐지 루머가 돌았으나 IT센터로 명칭만 변경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의 경영전략부문의 명칭도 경영지원본부로 바꾼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고위 임원 퇴직에 따라 부문이 본부로 변경됐고 동일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본부가 서로 통합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병철 회장, 다올證 지배력 공고…위기 대응력 주목 


업계에선 다올금융그룹의 오너인 이병철 회장의 위기 대응력에 주목하고 있다. 이 회장은 2018년 다올투자증권(전 KTB투자증권)의 최대주주의 오르면서 다올금융그룹의 오너(owner)가 됐고 지난해부터 회장 직함을 달았다.


다올투자증권의 지분율을 보면 이 회장이 25.07%(1511만7755주)를 보유해 탄탄한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2대주주인 KB자산운용 지분 10.37%(625만3961주)의 약 2.5배 많은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견고한 지분율을 지닌 상황에서 이번 구조조정과 자회사 매각 카드가 이번 위기를 타개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의 우려와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계열사 매각 카드를 꺼낸 점이 주목된다"며 "유동성 문제가 확산하기 전 알짜 계열사로 불리는 다올인베스트먼트를 매각하기로 한 결정은 결단력 있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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