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현대차그룹 시너지…글로벌 실적 '쑥쑥'
현대차·기아 지배력 강화, 전속금융사 역할…해외사업 '날개'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7일 14시 4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형석 현대캐피탈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지난 6일 열린 '2022 글로벌 투자설명회(IR)'에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올해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현대캐피탈 제공


[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현대캐피탈이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력 강화 이후 해외법인 실적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와 기아가 보유지분을 확대한 후 해외 시장에서 사업협력을 강화하면서 현대캐피탈의 해외 영토 확장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캐피탈 보통주 99.78%를 보유하고 있다. 계열사별 보유 지분율은 현대자동차 59.68%, 기아 40.10%다.


기아는 지난해 12월 현대캐피탈 지분 20%를 추가 취득하면서 기존 20.10%였던 지분율을 40.10%로 끌어올렸다. 기아의 지분확대 덕분에 현대차그룹 지분율 역시 100% 가까운 수준까지 늘었다.


현대차그룹이 현대캐피탈 지분을 대부분 보유하게 되면서 계열사 협력 체제가 강화됐고 현대캐피탈이 지닌 그룹 내 캡티브(Captive·계열사) 금융사 지위 역시 더욱 공고해졌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차그룹의 캡티브 금융사라는 점을 활용해 글로벌 사업을 키우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지분구조 개편이 진행되고 있던 지난해 10월 현대캐피탈뱅크유럽(HCBE) 이태리 지점을 열었다. 지분 정리가 마무리된 직후인 올해 1월에는 프랑스법인을 설립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프랑스는 유럽에서 독일 다음으로 자동차시장이 큰 곳"이라며 "현대차그룹과 밀착 경영을 통해 글로벌시장 진출을 촉진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캐피탈 해외법인 실적. 현대캐피탈 제공

현대캐피탈은 현대차그룹과 협업체제를 공고히 하면서 글로벌사업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에 따른 성과는 해외법인 실적을 통해 엿볼 수 있다.


현대캐피탈의 캐나다, 독일, 브라질 등 현지법인은 세전이익을 기준으로 올해 3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실적을 웃도는 성과를 냈다.


캐나다법인(HCCA)은 지난해 7200만CAD(캐나다달러) 규모의 세전이익을 올렸는데 3분기 누적 세전이익은 1억CAD(캐나다달러)로 집계됐다. 독일법인(HCBE)의 3분기 세전이익은 1200만EUR(유로)로 700만EUR(유로)였던 지난해 연간 세전이익을 훌쩍 뛰어넘었다. 브라질법인(BHCB)의 세전이익은 지난해 9600만BRL(헤알)에서 올해 3분기 1억1100만BRL(헤알)로 증가했다.


이 외에도 영국법인(HCUK)의 3분기 세전이익은 5800만GBP(파운드)로 지난해 같은 기간 5400만GBP(파운드)와 비교해 7.4% 증가했다. 다만 중국법인(BHAF)은 중국에서 코로나19 봉쇄가 이어지고 있는 탓에 지난해 대비 부진한 실적을 냈다. 3분기 세전이익은 4억5500만위안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의 66%에 그쳤다. 


현대차그룹은 2003년부터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현대커머셜 등 금융계열사 3곳을 정태영 부회장 아래에 두고 이원화된 경영체제를 꾸려왔다. 18년 동안 이어진 체제는 지난해 9월 정태영 부회장이 현대캐피탈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면서 막을 내렸다. 이후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이 현대차그룹에서 독립하는 계열분리 시나리오가 가시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 안에서 자동차금융을 제공하던 3사 가운데 현대캐피탈만 남게 되는 것"이라며 "현대캐피탈의 그룹 내 캡티브 금융사 역할은 이전보다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차그룹과 해외사업 협업을 강화해 글로벌시장 진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형석 현대캐피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6일 열린 투자설명회에서 "올해 세계적 고금리 기조 속에서도 현대차그룹의 전속금융사(Captive Finance Company)로서 경쟁사들보다 성공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현대차와 기아의 글로벌 판매실적 호조에 힘입어 견조한 성장세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도 현대차그룹과 강력한 원팀(One team) 체제를 발판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금융사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캐피탈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및 해외 법인의 자산 총액은 약 124조원(서울외국환중개환율 적용)으로 전년 동기대비 약 20% 증가했다. 현대캐피탈 국내와 해외 법인의 세전이익 역시 1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현대캐피탈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금리 인상 등 녹록지 않은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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