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손보, LAT잉여율 낮아도 IFRS17 문제 없다
보장성 보험 늘리면서 금리 상승에 따른 평가액 감소 막아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6일 17시 5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한보라 기자] NH농협손해보험이 낮은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제도(LAT) 잉여비율에도 내년부터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제도(IFRS17) 도입의 영향을 적게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LAT 잉여율이 낮으면 IFRS17 도입 후 자본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이에 대해 농협손보는 그동안 보장성 보험 비중을 확대함으로써 시장 금리 상승에 따른 LAT 평가액 감소를 어느 정도 막는 방법을 썼다. 보장성 보험은 저축성 보험보다 금리에 민감하지 않기 때문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농협손보의 LAT 잉여비율은 30.04%로 전년 말 대비 15.44%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손보업계 평균 LAT 잉여비율이 50%을 웃도는 만큼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은 아니다.


LAT는 내년 새 국제회계제도(IFRS17) 도입 충격을 줄이기 위해 선행되는 안전장치 역할의 제도다. 회계결산 시점의 할인율을 반영해 산출하는 LAT평가액(시가로 평가한 보험부채)보다 원가로 평가한 현행 보험부채가 적으면 책임준비금을 그 차액만큼 추가로 적립하게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IFRS17는 일부 자산만 시가 평가하는 현행 회계제도(IFRS4)의 모순을 보완하기 위해 자산과 부채를 모두 시가로 평가하게 한다.


최근 보험업권 전반적으로 LAT 잉여비율이 개선된 건 금리가 오르면서 LAT평가액을 산출하는 기준 중 하나인 할인율도 함께 상승했기 때문이다. 농협손보도 3분기 말 평가대상준비금(9조3963억원→9조6635억원)은 전년 말 대비 2.84%밖에 늘어나지 않았지만 기준이 되는 LAT평가액(8조248억원→6조7602억원)이 15.76% 줄어들면서 잉여액이 크게 늘었다.


자산총계 규모가 비슷한 비교기업(피어그룹)과 비교했을 때 농협손보의 LAT 잉여비율이 낮은 이유로는 최근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보험 포트폴리오 개편이 꼽혔다. 3분기 말 피어그룹인 흥국화재, 롯데손해보험의 LAT 잉여비율은 각각 54.50%, 50.14% 수준이다.


농협손보 관계자는 "3분기 말 기준 LAT 잉여비율이 피어그룹보다 낮을 수는 있으나 과거와 비교하면 많이 높아진 수준"이라며 "보장성보험을 중심으로 보험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면서 나타난 이벤트"라고 설명했다.


3분기 농협손보의 원수보험료(매출)에서 농작물재해보험(정책보험)과 장기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7.1%, 55.4%다. 농작물재해보험이 아닌 정책보험이 포함되는 일반보험의 비중은 15.6%로 집계됐다. 한참 고금리 저축성 보험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만큼 관련 물량은 줄이고 장기 보장성 보험 확보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포트폴리오 조정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장기 보장성 보험 매출은 최근 3년간 평균 1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농협손보의 LAT 잉여율이 비교기업군보다 낮은 건 저축성보험 물량이 적고 보장성보험, 정책보험 물량이 크기 때문"이라며 "저금리 시절 저축성보험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생명보험사들이 금리가 내려가면서 급격히 커진 LAT평가액 때문에 LAT결손금을 인식했던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LAT 잉여비율을 포함해 자산·부채관리(ALM) 측면에서도 크게 우려되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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