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진 기술유출...경영진vs소액주주 갈등 고조
소액주주 "배임 의혹 등 기업가치 떨어뜨려"…사측 "주가상승 안되자 억측"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4일 11시 1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바이오진단기업 파나진과 소액주주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회사 대표의 배임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단순 끼워맞추기 식 억측과 오해일 뿐이라며 강하게 반박 중이다. 현재 소액주주들이 지분 확보하고 회사 경영까지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향후 진흙탕 싸움으로 비화 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파나진의 소액주주들로 이뤄진 조만호씨 외 17인은 최근 팍스넷뉴스와의 통화에서 "김성기 파나진 대표 등 경영진의 배임 의혹이 의심된다"며 "회사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는 만큼 회사 정상화를 위해 자체적인 지분 확보에 나섰으며 추후 임시주주총회 등을 통해 새로운 경영진을 선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소액주주들은 진단시약 업체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의 박희경 대표가 김성기 대표를 통해 파나진의 기술 등을 유출하고, 헐값에 사들였다고 주장 중이다. 시선바이오가 파나진이 독보적으로 생산하는 인공유전자(PNA)를 들여와 진단키트 및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데다, 박 대표가 김 대표의 부인으로 파나진의 연구소장을 역임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조만호 씨 등은 또한 김 대표가 2012년 본인과 함께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했던 박준곤 전 대표가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 당하자 위기감을 느껴 부인(박희경 대표)을 통해 시선바이오를 설립한 것으로 추정 중이다. 경영진 일탈 문제로 기업이미지가 훼손돼 경쟁력 제고가 쉽지 않았던 만큼 파나진의 검증된 인공유전자(PNA) 생산기술만 빼돌리려 했단 것이다.


이러한 추정은 파나진이 여러 특허 기술 가운데 PNA 관련 기술만 시선바이오에 제공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허청에 따르면 파나진은 총 31건의 특허를 등록한 상태며, 이 가운데 'PNA 프로브를 이용한 융해곡선 분석방법'이란 특허에 대해 시선바이오와 2031년까지 통상실시권자(타인에게 제공한 특허) 계약을 맺었다.


파나진의 융해곡선 분석기술은 기존 기술로 어려운 다중검출을 가능케 하는 기술로, 특히 감염성질환 검사에 유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조만호씨 등 소액주주들은 시선바이오가 파나진의 해당 기술을 활용한 덕에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참이던 2020년 진단키트를 생산·판매해 막대한 실적을 올릴 수 있었단 입장이다. 나아가 파나진 역시 진단키트 사업을 전개할 수 있던 상황이었지만 시선바이오 때문에 성장기회를 놓쳤단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 시선바이오는 2019년만 해도 매출 13억원에 2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던 회사였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 진단키트 덕분에 전년 대비 매출액(279억원)은 21.4배 급증했고, 영업이익(187억원)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반면 파나진의 매출액은 같은 기간 79억원에서 163억원으로 2.1배 늘었고, 영업이익은 -6억원에서 51억원으로 흑자로 전환됐다. 시선바이오 대비 파나진의 실적 개선폭이 낮았던 셈이다.


파나진의 한 소액주주는 "회사 경영에 위기감을 느낀 김성기 대표 부부가 최종적으로 PNA 등 파나진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을 시선바이오로 이전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다수의 진단키트 기업들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막대한 실적을 창출할 당시 파나진 역시 해당 사업을 전개할 수 있었음에도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것도 시선바이오 때문 아니었겠냐"고 반문했다.


즉 조만호씨 등 소액주주들은 김 대표 부부가 시선바이오의 성장에만 관심을 두다 보니 파나진의 기업가치 제고에는 소홀할 수밖에 없었고, 관련 사안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지만 제대로 된 답변조차 받지 못하다 보니 지분 취득과 함께 경영권 확보까지 염두하게 됐단 것이다.


파나진은 이에 대해 사실과 다를 뿐더러 주주들이 심각한 오해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임 대표의 범죄행위와 관련해 사내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파나진은 엎친데 덮친 격으로 2016년부터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관리종목으로까지 지정 당할 위기에 처했다. 2020년 흑자달성이 절실했던 파나진 입장에선 선뜻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과 같은 사업에 나설 상황이 아니었단 것이다. 


특히 시선바이오로의 기술유출이나 유용 등은 구조상 절대 있을 수 없는 데다, PNA 등 거래 문제에 대해서도 어떠한 특혜도 없었단 게 파나진의 입장이다. 또한 파나진은 이들 소액주주들이 예전 김 대표의 우호세력이었으나 현 주가 하락에 불만을 삼고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고 했다.


파나진 관계자는 "회사가 어수선했던 만큼 경영진 입장에선 소액주주들이 말한 바와 같이 다른 전략적 선택을 검토할 수도 있던 상황이었지만 결론적으로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시선바이오 설립도 별개의 사안이며, 시기가 겹치다 보니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주주들은 김 대표와 예전부터 친분이 두터웠음에도 주가 상승을 하지 못한데 따른 불만을 갖고 무리한 추론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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