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지배구조 확대경
보스턴다이내믹스, 정의선에겐 3조5천억 걸려
④IPO시 지분 가치 추정…지분매각보다 지분활용 자금조달에 무게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0일 17시 1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개 '스팟'(왼쪽)과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사진제공/보스턴다이내믹스


[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2020년 현대자동차그룹이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자금 마련을 위한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미국 시장에 상장할 경우 정 회장이 보유한 지분 20%의 가치는 대략 3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다만 정 회장의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인수에 대해 '사업기회 유용' 논란이 있는 만큼 지분 매각 보다는 이를 활용한 자금 조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0년 약 9600억원을 들여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이 보유한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80%를 인수했다. 현대차(30%)와 현대모비스(20%), 현대글로비스(10%)가 인수에 참여했고 정 회장도 사재 2400억원을 투입해 20%의 지분을 확보했다. 1992년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사내 벤처로 시작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2013년 구글, 2017년 소프트뱅크그룹을 거쳐 현대차그룹을 주인으로 맞이하게 된 것이다.


주목할 부분은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계약에 소프트뱅크에 풋옵션 권리를 부여하는 내용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현대차그룹은 4년 안에 보스턴다이내믹스를 미국 시장에 상장해 소프트뱅크가 지분을 매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하고, 상장하지 않을 경우 소프트뱅크 잔여 지분 20%에 대해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업계에선 이 같은 계약 내용에 따라 정 회장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공개(IPO) 후 자금 마련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정 회장이 지분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을 예상하기 위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2024년 추정 매출을 단순 환산하면 약 5344억원이다. 이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2020년·2021년 매출 성장률을 기반으로 산출한 수치다.


여기에 보스턴다이내믹스와 유사하게 뛰어난 제어 기술로 산업용 로봇을 제작하는 비교기업 2곳(나스닥 상장사, SARCOS와 NOVANTA)의 평균 주가매출비율(PSR) 33배를 반영하면 예상 시가총액은 약 17조6352억원으로 도출된다. 이 경우 정 회장이 20%의 지분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은 약 3조5000억원에 달한다. 즉 보스턴다이내믹스가 2024년 예상대로 매출을 달성한다면  정 회장이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으로 마련할 수 있는 추정 금액이 3조원 이상인 것이다.


다만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인수 과정에서 총 80%의 지분을 모두 매입하지 않고 정 회장이 사재를 털어 20%를 인수한 것에 대해 사업기회 유용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전량을 매각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일각에선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을 활용해 주택담보대출 등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정 회장이 사업기회 유용 논란이 확대되는 걸 피하기 위해 보유 지분을 이용해 현대모비스 매입 자금 마련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이창민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사업기회 유용 논란이 아직 해소되지 않은 만큼 이 지분을 매각하기엔 부담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
현대차 지배구조 확대경 4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