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지도 저러지도…LG엔솔 美단독공장 '답보'
미국 내 합작회사만 4곳... 환율·금리 급등까지 더해져 투자금↑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8일 15시 4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에 단독으로 지으려는 배터리 공장이 4개월째 답보상태에 빠졌다.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완성차 기업들과의 합작공장이 늘어나고 환율·금리까지 오르면서 투자비 부담이 가중된 탓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단독공장 투자금을 아껴 고정공급처가 확보된 합작공장 설립을 우선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는데, 일각에서는 단독공장이 부족해 판매처 다변화가 어려워 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도요타의 합작공장 설립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은 도요타가 최근 미국 배터리 공장에 3조원을 투입하기로 한 것을 두고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공장을 위한 것이라 추측했다.


도요타와 합작공장 건설이 진행되면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서만 GM에 이어 스텔란티스, 혼다 등 4개 완성차 기업과 손잡게 된다. SK온·삼성SDI 등 경쟁사와 비교해 압도적으로 많은 수치다. SK온과 삼성SDI는 각각 포드, 스텔란티스와만 손을 잡았다.


LG에너지솔루션 5각 생산체계. 자료제공/LG에너지솔루션

가장 많은 합작공장을 짓기로 한 만큼 투자비도 대거 투입된다. GM과 스텔란티스에 2025년까지 각각 1조2000억원, 1조7000억원원이 투입된다. 혼다와는 2027년까지 2조4000억원을 쏟아 붓는다. 여기에 도요타까지 가세한다면 앞으로 5년 동안 총 6조원이 넘는 금액을 미국 내 합작공장을 위해 투입해야 하는 것이다. 연 투자 규모만 1조원이 넘는다.


올해 상반기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약 2조원가량 보유하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확보한 금액으로, 투자금을 집행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


현재 수준으로는 자체적으로 투자금을 확보하기 어렵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상반기동안 약 3165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총 순이익도 9300억원 수준이다. 모든 순이익을 투자에 활용해도 부족한 수준이다.


여기에 최근 환율과 금리가 대폭 상승하면서 예상했던 것보다 투자금이 늘어날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단독공장 건설을 일시 중단해 자금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6월 LG에너지솔루션은 애리조나주에 건설하기로 했던 11GWh+α규모 공장을 전면 재검토에 나선다고 밝혔다. 당시 물가 및 환율이 급등하면서 투자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건설을 보류한 것이다. 당시 1~2개월 내에 재개 여부를 결정하려 했지만, 당시보다 환율이 100원 가까기 상승하면서 여전히 보류 상태에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단독공장 재검토 건은 여전히 보류 중"이라면서 "현재 상황을 보며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애리조나 공장에 투입 예정된 금액은 1조7000억원이다. 해당 금액을 합작공장에 투입하면 훨씬 큰 규모의 공장을 지을 수 있고 안정적인 판매처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반면 합작공장을 짓지 않은 완성차 회사들에게 제공할 물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합작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은 대부분 상대방 회사 제조공장에 공급된다. 잉여 물량에 대해서는 다른 회사에 공급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공장 대부분이 완성차 기업의 수요 물량에 맞춰 설립되고 있어 남는 물량은 많지 않아서다.


현재 미국 내 배터리 공급사가 정해지지 않은 곳은 폭스바겐, 현대차 등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미국 내에서 제조한 배터리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짓지 않는 곳들은 단독공장이 중요한 거래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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