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리포트]
신성통상
신용도 상향 조건 충족…떨떠름한 뒷맛 왜
체질개선 위해 배당 포기?…재무구조 향상에 쓴 돈은 '미미'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2일 15시 4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성통상이 전개하는 브랜드들. (신성통상 홈페이지 캡처)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신성통상이 신용도 상승 기대감을 키운 것을 두고 시장에선 엇갈린 평가를 내리고 있다. 기준금리가 3%로 오른 현 상황에서 신용도 상승이 차입부담 축소에 도움을 줄 순 있지만 이 과정에서 주주가치는 훼손됐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한국기업평가는 신성통상의 신용등급 향상(BBB+'안정적') 요인으로 ▲차입금의존도 45% 이하 ▲상각전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 3.5배 이하 ▲탑텐 브랜드 및 OEM 수출부문의 안정적 실적을 꼽았다.


신성통상은 FY2022년(2021년 7월~2022년 6월)기준 차입금의존도 42%, EBITDA 대비 순차입금 1.6배, 전년비 매출 22% 증대 등 한기평의 상향 기준을 모두 충족한 상태다. FY2021년 말 49.7%에 달했던 차입금의존도가 이듬해에는 7.7%포인트 하락했고 매출·영업이익 향상에 EBITDA가 1년 새 1396억원에서 2126억원으로 52.4% 증가한 덕분이다.



문제는 회사가 체질개선을 주창한 기간 주주가치는 등한시했단 점이 꼽히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을 이유로 호실적을 낸 FY2021, 2022년 결산배당에 나서지 않은 까닭이다.


신성통상은 배당은 모르쇠로 일관한다는 주주들의 지적에 대해 "재무구조 정상화가 먼저"란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연결기준 회계연도(FY) 2022년(2021년 7월~2022년 6월)기간 사상최대인 845억원의 순이익을 내긴 했지만 아직 재무구조가 취약한 만큼 체질개선이 시급하단 것에서다. 이와 관련해 신성통상 관계자는 "패션 및 수출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부문의 이익이 확대된 건 사실"이라면서도 "아직 재무구조가 안정화됐다기 보기 어렵단 점에서 배당을 실시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이러한 사측의 주장이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 과정에서 정작 회사가 들인 현금은 미미하단 점에서다.


실제 신성통상의 재무비율 향상 요인은 배당 등 현금 유출을 줄여 차입을 해소한 게 아니라 자산 및 실적이 증가한 영향이 더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먼저 차입금의존도는 자산총계에 총차입금을 나눠 산출하는 지표로 총차입금 축소되거나 자산이 확충될 때 이 비율이 축소된다. 신성통상의 경우 FY2022년말 총차입금은 4108억원으로 전년 같은 시점 대비 5.5% 감소하는데 그쳤다. 반면 자산항목 가운데 재고자산은 1년 새 46.5% 급증한 4130억원에 달했다. 쌓아 놓은 재고로 인해 재무비율이 개선된 셈이다.


EBITDA 대비 순차입금 비중이 내려간 데는 실적 향상이 더 큰 몫을 차지했다. 1년 새 EBITDA가 52.4% 폭증한 데 반해 순차입금 자체는 3563억원에서 3404억원으로 4.5% 줄어들면서 해당 지표가 개선된 것이다.


이러한 특수성은 신성통상이 이미 FY2022년 상반기 당시 신용도 상향 조건을 충족했음에도 실제 상향 시점은 뒤로 밀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패션업계에서 의류 재고는 적시에 털어내지 못할 경우 곧장 이월세일 등 떨이판매가 진행되는 만큼 자산건전성과 손익에 모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최주욱 한기평 평가5실장은 "상향변동요인의 정량지표를 충족한 상태지만 글로벌 공급망 혼란 장기화로 제반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며 "탑텐 브랜드의 라인 확장 등 내수패션부문의 외형성장에 따른 운전자본부담, 오프라인 유통망 관련 경상투자, OEM수출부문의 신규 공장 건설투자지출 등을 감안해 재무구조의 지속 여부에 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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