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I, 그린 연료에 빠졌다
이퓨얼 기술기업 美 인피니움에 전략적 투자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화상회의 형태로 열린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의 인피니움 투자 협약식에서 서석원 SKTI 사장(왼쪽)과 노상구 SK에너지 전략∙운영본부장이 인피니움의 로버트 슈츨레 최고경영자(TV 속 인물)와 투자협약 문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SK이노베이션의 원유 및 석유제품 트레이딩 사업 자회사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이 미국의 이퓨얼(electricity based fuel) 전문 기술기업 '인피니움(Infinium)'에 투자한다.


12일 SKTI는 인피니움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금액은 양사 합의로 공개하지 않는다.


2020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 설립된 인피니움은 액체연료 합성 공정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인피니움 기술진은 관련분야에서 15년간 축적해온 촉매기술을 활용해 상업화 속도가 가장 빠른 것으로 평가 받는다. 내년 초 미국 텍사스주에서 첫 상업생산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이퓨얼은 신재생 등 탄소배출이 없거나 매우 적은 그린(Green) 전기를 이용해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고, 여기서 나온 수소를 이산화탄소와 결합·가공해 휘발유·경유·항공유 등을 얻는 것을 말한다. 산업공정 혹은 대기 중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이퓨얼을 만들면 탄소를 감축하면서 연료를 얻는 1석2조의 효과가 있다. 이퓨얼이 차세대 탄소 감축 핵심기술로 평가받는 이유다.


특히 액체연료를 대체하기 어려운 항공운송 분야에서 기존 석유를 대체할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로도 주목받고 있다. 차세대 항공연료 중 현재 상용화된 바이오연료는 원료 수급에서 한계가 있지만, 물과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하는 이퓨얼은 원료 확보에 걸림돌이 없다.


유럽연합(EU)은 항공유의 이퓨얼 사용을 의무화해 사용 비율을 2030년 0.7%를 시작으로 2050년 28%까지 늘릴 계획이다. 업계는 이퓨얼 시장규모를 2030년 하루 13만 배럴에서 2050년 200만 배럴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TI는 이번 투자가 SKTI의 첫 차세대 그린 에너지 분야 투자라는 점에서 지난해 발표된 SK이노베이션 계열의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 전략' 실행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투자를 기점으로 SKTI는 석유제품 트레이딩 전문회사로서 이퓨얼 확보 및 보급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SK에너지의 대규모 석유제품 정제시설인 SK 울산콤플렉스(CLX)와 접목을 통해 조기 사업화도 고려하고 있다.


서석원 SKTI 사장은 "이번 인피니움 투자를 계기로 넷제로 달성을 위한 그린 에너지 공급 기회를 더욱 넓힐 수 있게 됐다"며 "이퓨얼의 사업화와 보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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