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에 꽂힌 신세계인터내셔날
올해 상반기 182억원 출자···시그나이트-라엘벤처 조합 신설도
이 기사는 2022년 10월 07일 10시 3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사옥


[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올 상반기에만 180억원이 넘는 금액을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시장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금껏 투자한 금액(365억원)의 절반가량을 올 상반기 투자한 것을 고려할 때 향후 단순 투자에서 벗어나 인수합병(M&A)에도 참전하는 등 발길을 넓혀나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벤처투자 중심은 '시그나이트파트너스'다. 이 회사는 그룹의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신세계인터내셔날 사업기획본부에서 6개월간 담금질을 거쳤고, 2020년 7월 신세계그룹의 첫 CVC 자회사로 분리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당시 100억원을 투자해 지분 50%를 확보했다.


이후 시그나이트파트너스는 본격적으로 유망 스타트업 투자에 나서기 위해 '스마트신세계시그나이트투자조합(2020년)', 신세계웰니스투자조합(2021년)'을 각각 결성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역시 투자자(LP)로 참여했으며, 현재 이 투자조합의 지분을 각각 20%(80억원), 49.45%(45억원)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2월에도 '시그나이트-라엘벤처 투자조합'을 설립하는데 140억원(53.83%)의 투자를 단행,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올해 투자조합에 출자한 금액만 해도 182억5000만원에 달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금 참여로 시그나이트파트너스는 신세계그룹의 공식 CVC로 발돋움하며 빠르게 세를 불려나가고 있다. 시그나이트파트너스의 운용자산 규모는 설립 약 2년 만인 올 6월 기준 1760억원, 누적 투자는 총 1025억원(29건)에 달한다. 투자조합 형식의 펀드 외에도 자체 자금을 통해 지난해 초 동남아 대표 수퍼앱 그랩(Grab)에 투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시그나이트파트너스의 주력 투자 분야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사업과 맞닿아 있단 점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출신 인물들이 시그나이트파트너스에 대거 참여한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큰 스타트업 발굴에 용이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시그나이트파트너스는 에이블리(여성패션 앱)'와 같은 유망 패션 플랫폼에 투자했다.


나아가 시그나이트파트너스는 올 2월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 250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명품, 골프, 신발 '리셀' 시장에서 강점을 지닌 중고플랫폼과 신세계그룹의 오프라인 유통이 합쳐지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외 리테일테크, 푸드테크, 바이오헬스케어, 스마트농업 등의 관련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 향후 신세계 계열사와의 시너지 창출도 고려한 투자를 이어가는 중이다.


시장에서도 시그나이트파트너스가 신세계그룹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분야에 투자를 확대하고 향후 M&A까지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시그나이트파트너스는 패션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번개장터' 등 향후 신세계 계열사와의 시너지 창출도 고려한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며 "M&A나 협업을 고려하는 전략적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통상 대기업 CVC를 별도로 두는 이유는 인수합병 후보군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라고 덧붙였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그나이트파트너스를 통해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 발굴을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 높은 분야와 기업을 발굴해 투자를 계속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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