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3Q 리그테이블]
M&A
'빅블러 시대' 이종산업 지분 맞교환 활발
현대차-KT, 하나금융-SKT 대규모 지분 교환 통해 '혈맹'
이 기사는 2022년 10월 06일 09시 4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에서는 이종 산업과의 전략적인 제휴를 통해 사업 시너지를 내기 위한 방법으로 지분 맞교환이 활발했다.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타기업과 교환하면서 해당 기업을 통해 우호적인 의결권을 얻고 싶어하는 목적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현대자동차 그룹과 KT는 7500억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을 통해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경쟁력을 키우기로 결의했다. KT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현대차그룹이 KT지분 일부를 보유하는 거래다. 이번 거래는 '디지털 혈맹'으로도 불린다.


구체적으로는 현대차 그룹이 KT 자사주 약 7500억원(7.7%·현대차 4.6%, 현대모비스 3.1%)의 지분을, KT가 현대차 약 4456억원(1.04%), 현대모비스 약 3003억원(1.46%) 규모의 지분을 갖는 방식이다. 법무법인 김앤장이 이 거래에 자문을 제공했다.


KT는 신한금융그룹과의 협업에도 나섰다. 신한은행과 올해 1월 4300억원 지분 맞교환을 통한 '혈맹'을 맺고 금융 디지털 혁신(DX)과 신사업 창출에 나섰다. 두 회사의 경우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대체불가토큰(NFT), 빅데이터, 로봇 등 23개 사업에서 협력할 계획을 밝혔다.


KT가 신한은행 모회사인 신한지주 지분 2.08%를 4375억원에 취득하고, 신한은행이 KT 주식 5.48%를 취득하는 구조다. 과거 일본 NTT도코모와 KT의 지분 맞교환으로 NTT도코모가 보유하고 있던 KT 지분이 이 거래에서 신한은행으로 넘어가면서 NTT도코모의 KT 지분율은 0%가 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분 맞교환으로 전략적 제휴의 추진력과 장기 협업 관계의 지속력을 담보할 수 있게 됐다"며 "재무적 관점에서도 KT 주식은 배당 성향이 높아 투자 메리트가 있다"고 밝혔다.


두 회사 협업 중추는 금융혁신 분야다. KT의 AI 역량과 신한은행이 보유한 금융 데이터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사업 모델을 만들어낼 계획이다. 메타버스 등 플랫폼 신사업으로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번 거래에는 신한금융투자와 법무법인 율촌이 참여해 자문을 제공했다.


금융권과 통신사의 혈맹은 이 거래 뿐만이 아니다. SK텔레콤과 하나금융그룹도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상호 지분을 맞교환했다. 마찬가지로 통신·금융 분야를 융합한 DX와 마이데이터 등 신사업 협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SKT는 3300억원 규모의 하나카드 지분을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하고, 다시 하나금융지주 주식 3300억원을 매입했다. SKT가 보유한 하나금융지주 지분은 약 약 3.1%다. 이어 하나카드는 684억원 규모의 SKT 지분과 SKT가 보유한 316억원 상당의 SK스퀘어 지분을 매입한다. 하나카드는 SKT 지분 약 0.6%, SK스퀘어 지분 약 0.5%를 보유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과 SKT의 지분 맞교환에는 법무법인 광장에 자문을 제공했고 삼일PwC와 삼정KPMG가 회계자문을 각각 맡았다.


이번 주식 맞교환은 업종 간 경계가 흐려지는 '빅블러' 시대를 맞아 상호 역량을 결합한다는 의미가 있다. 두 회사는 양사는 인공지능(AI), 디지털 플랫폼, 마이데이터 등 각 사업 분야에서 협력을 대폭 강화할 전망이다. 모두 통신·카드·은행 등 이종 데이터를 한데 모아 통합 분석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때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다. 이를 통하면 소비·신용·자산·건강관리 등에서 초개인화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 중장기 새 먹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향후에도 대기업 간의 지분 맞교환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포스코에너지와 합병하게 된 포스코인터네셔널 역시 자사주를 활용할 방법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인터는 내년 1월1일 그룹 계열사 포스코에너지 합병을 완료한다. 포스코인터가 합병신주를 발행해 포스코에너지 기존 주식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포스코인터는 자기주식 500만주가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현재 포스코인터의 최대주주는 62.9%의 지분을 가진 포스코홀딩스다. 포스코인터는 "동종·이종 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사업 시너지 효과를 위한 방안으로 자기주식 주식스왑이 활용되고 있다"며 "기업 간 비즈니스 파트너십 강화로 상호 교류의 증대 및 시너지 창출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사주를 활용하면 직접적인 현금 유출이나, 신주 발행 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 없이도 다른 기업의 지분을 취득할 수 있다"며 "우호적인 기업의 의결권을 확보할 수 있고 파트너십도 활용법이 많은 거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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