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원가 X파일
오리온, 국내 가격 '인상' 이유는
판관비 줄이는 등 허리띠 졸라맸지만···원재료 상승으로 부담 심화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9일 17시 1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해외 가격인상 등으로 원가 부담을 해소해 왔던 오리온이 결국 국내도 제품 가격을 올리기로 결정했다. 유지와 당 등 주요 원재료의 가격 급등으로 기존 방법으로는 수익을 담보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시장은 원재료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가격인상을 고려하면 오리온의 수익성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 중이다. 


오리온은 지난 15일 초코파이, 포카칩 등 16개 제품의 국내가격을 평균 15.8% 인상했다. 에너지 비용이 90% 넘게 상승했고, 원가가 비싼 감자류 등의 가격이 급등하는 등 원가부담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실제 오리온의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원가는 78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8% 증가했다. 매출이 16.0%(1조1038원→1조2805억원) 늘었지만, 매출원가 증가폭이 더 컸던 셈이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매출원가율은 1.9%포인트(59.6%→61.5%)나 상승했다.


사실 오리온은 원가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판매관리비를 줄이는 등 지속적으로 허리띠를 졸라매 왔고, 이마저도 여의치 않자 해외에서 우선적으로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이는 올해와 작년 상반기 영업이익률과 판매관리비 비중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해 오리온은 중국(6~10%)과 러시아(7%)에서 제품가격을 올린 데 이어 판매관리비도 3.2%포인트(26.2%→23%)나 낮췄다. 이 덕분에 올 상반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9%포인트 개선된 15.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


다만 하반기에는 이러한 경영전략을 쓸 수 없다 보니 가격 인상을 단행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오리온의 경우 주요 원재료에 따라 3~12개월 단위로 매입하고 있다. 다시 말해 올 상반기 사용한 원재료의 경우 상대적으로 가격인 낮았던 물량이었던 셈이고, 하반기부터는 가장 비싸게 주고 산 원료로 제품을 만들어야 하다 보니 수익 방어를 위해 가격인상이 불가피했던 것이다.


7월 오리온의 실적만 봐도 국내법인의 매출액은 758억원, 영업이익은 96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12.7%를 기록했다. 해당 영업이익률은 상반기 대비 2.7%포인트, 전월(6월)에 비해선 1.4%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8월엔 14.6%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해 예년 수준으로 회복하긴 했지만 추석 특수효과에 따른 것으로 일회성 요인을 제거하면 수익성이 오히려 악화됐다는 것이 오리온 측의 설명이다. 기존 방식으론 폭등하는 원재료 가격을 버텨낼 재간이 없다 보니 국내도 가격인상을 단행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시장에선 원달러 강세로 인해 원재료 가격 부담이 여전하긴 하지만 이번 가격 인상분이 이를 상쇄, 오리온의 수익성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은 원부자재 비용부담이 심한 상황에서 가격인상을 통해 최소한 적정 마진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점유율 확대를 이뤄낸 상황이기 때문에 레버리지 효과가 경쟁업체 대비 더욱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경신 하이투자 연구원도 "가격 인상으로 한국법인은 4% 수준의 매출 증가 효과가 예상된다"며 "2023년부터 유의미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익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제품도 있을 정도로 제조원가 압박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던 상황"이라며 "이익률이 급감한 일부 제품에 한해 가격을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향후 원부자재 가격 및 에너지 비용이 안정화될 경우 제품의 양을 늘리거나 가격을 인하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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