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자문 명가
부동의 1위 김앤장, 원스톱서비스로 '초격차'
①실사부터 PMI까지 전과정 지원…국내 최대 규모 전문인력 강점
이 기사는 2022년 08월 24일 15시 4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로펌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국경을 넘나드는 크로스보더딜과 계약을 둘러싼 분쟁이 늘면서다. 올 상반기 M&A 딜 규모는 미공개거래를 제외하고도 77조원에 육박했다. 1조원 이상 거래는 19건에 달했다. 로펌의 M&A 법률자문 경쟁력이 중요해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팍스넷뉴스는 상반기 자본시장 리그테이블 기준 상위 5개 로펌의 M&A 전략과 하반기 시장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딜사이트 최양해, 문지민 기자] '부동의 1위'. 국내 M&A 자문 업계에서 김·장 법률사무소(이하 김앤장)를 일컫는 수식어다. 이 분야에서 십수년째 최고 지위를 유지한 데다, 타 로펌 대비 3배 이상 많은 전문인력을 갖춰서다. 전례 없고 까다로운 M&A 법률자문이 대부분 김앤장으로 몰리는 이유기도 하다.


김앤장은 올해도 압도적인 위상을 뽐내고 있다. 팍스넷뉴스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김앤장은 올 상반기 M&A 법률자문 부문에서 31조3375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2위 광장(11조6182억원)과 20조원 가까운 격차다.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은현호 김앤장 변호사(사법연수원 25기)는 24일 팍스넷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김앤장은 1990년 이전 합작투자 법률자문부터 오늘날 사모펀드(PEF), 대기업, 외국 투자자를 아우르는 M&A 법률자문까지 모두 경험한 로펌"이라며 "오랜 기간 쌓아온 노하우와 국내 최대 규모의 전문인력이 차별화 요소"라고 말했다.


김앤장 소속 은현호 변호사(왼쪽)와 김태오 변호사.

◆ 빅딜·유니크딜 자문 모두 담당


1996년 입사한 은 변호사는 김앤장 M&A팀의 성장 과정을 몸소 겪은 산증인이다. 그는 김앤장이 외환위기(IMF사태) 때를 기점으로 M&A 법률자문 비중을 늘렸다고 회상했다. 당시 해외 기업이 국내 기업을 인수하는 '인바운드' 법률자문이 많았는데, 이 경험을 자양분 삼아 M&A 법률자문 부문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2000년대 들어선 국내 기업이 해외 기업을 인수하는 '아웃바운드' 법률자문도 다수 맡았다. 2007년 두산인프라코어가 미국 밥캣을 인수할 때 조력자로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은 변호사가 자신의 주요 딜로 꼽는 '하이브의 이타카홀딩스 인수'와 '크래프톤의 언노운월즈(Unknown Worlds) 인수'도 김앤장의 대표적인 아웃바운드 법률자문 사례다.


김앤장은 M&A 시장에서 PEF가 존재감을 키웠던 2010년대에도 두각을 드러냈다.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 대형 PEF 운용사가 추진하는 '빅딜'의 법률자문을 도맡으면서다. 이때 합류한 김태오 변호사(사법연수원 39기)는 현재 김앤장 M&A팀의 핵심축으로 성장했다. 김 변호사는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젠으로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전량을 매수하는 딜을 성공적으로 이끌기도 했다.


김앤장은 이밖에도 ▲한미일연합 컨소시엄의 도시바메모리 인수(약 20조원) ▲삼성물산의 제일모직 합병(약 11조원)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양수(약 10조원)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자율주행기술 합작법인 설립(약 4조8000억원) ▲한앤컴퍼니의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약 4조원) 등 수많은 빅딜의 법률자문을 담당했다.


은 변호사는 "조단위 규모의 빅딜은 물론 전례가 없거나 구조가 복잡한 '유니크한 M&A 딜'의 법률자문을 맡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김앤장이 국내 최고 수준의 법률자문 역량과 오랜 노하우를 갖췄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 국내 유일 'M&A 원스톱서비스' 제공


두 변호사는 김앤장의 차별화 요소로 '원스톱서비스'를 꼽았다. 기업 실사, 계약서 작성 등 좁은 의미의 법률자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수 후 통합(Post Merger Integration·PMI)을 비롯한 모든 자문을 제공한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로펌 중에서 이 같은 토탈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김앤장이 유일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은 변호사는 "김앤장에서 M&A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한국·외국 변호사는 250~300명에 달한다"며 "여기에 회계사, 변리사, 전문위원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 풀(pool)이 타 로펌보다 잘 갖춰져 있다 보니 각 산업군 전반을 아우르는 세밀한 자문을 제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김앤장이 국제적인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크로스보더(해외) 딜에도 강점이 있다고 덧붙엿다. 국내 기업의 다양한 아웃바운드 법률자문을 맡아온 경험 덕분이다. 현지 법규와 관련된 사안뿐만 아니라 거래 관행, 규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자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로 김앤장은 미국 법률전문지 아메리칸로이어(The American Lawyer)가 선정한 '글로벌 100대 로펌'에 8년 연속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국내 로펌 가운데선 유일한 성과다.


◆ "첨단분야 중심 선택적 M&A 지속 예상"


김앤장 소속 두 변호사는 올 하반기 M&A 시장 분위기 침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공급망 쇼크 등 투자환경이 악화된 탓이다. 다만 포스트 코로나 이후 생존에 필요한 첨단분야를 중심으로 '선택적 M&A'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특히 주요 대기업이 선택적 M&A를 꾸준히 추진할 것으로 분석했다. 비핵심 자산 매각, 기술확보,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서다. PEF 쪽에선 드라이파우더(미소진자금)가 넉넉한 운용사들이 주축이 돼 M&A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은 변호사는 "탄탄한 자금력을 갖춘 대형 PEF의 경우 현재 시장 상황을 기회로 보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반면 현재 운용 중인 블라인드펀드가 없는 중소형 PEF의 경우엔 신규 자금 조달이 어려워져 투자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 변호사는 "이종 산업 간 융·복합 협업에 따라 조인트벤처(JV) 설립이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밸류에이션(기업가치) 거품 논란이 있기도 하지만 자율주행,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신성장 사업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큰 만큼 해당 기업들에 대한 M&A도 비교적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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