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분리법 완화 영향은
KB금융, 다각화 선두?···능력은 검증
②알뜰폰 안착·스타트업 소싱 등 경쟁력 갖춰…'디지털플랫폼 펀드'도 주목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2일 10시 1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추진하면서 은행에게도 신사업 진출 통로가 전격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비금융 자회사에 대한 투자 제한이 완화되면 가상자산와 부동산, 통신업 등을 자회사로 두고 신사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화로 산업 간 경계가 흐려지는 '빅블러(Big-blur)' 시대 속에서 은행도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금융사의 가상자산업 투자로 이어져 제2의 저축은행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등장하고 있다. 금산분리제도 완화 추진 속 은행의 계획을 살펴본다.


[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금산분리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예정되면서 시중은행들이 신규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찾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미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해 비금융 사업에 도전해온 KB금융은 규제 완화 후 적극적인 신사업 진출 행보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KB금융그룹

대표적으로 KB국민은행은 지난 2019년 금융위로부터 알뜰폰 사업을 국내 1호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았다. 알뜰폰 사용자 중 리브엠에 가입한 고객은 KB금융그룹 계열의 금융상품을 많이 쓸수록 휴대전화 요금이 할인되고, 남는 통신 데이터는 금융 포인트로도 전환할 수 있도록 사업을 펼쳐왔다.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한시적으로 시장에 선보였는데, 처음 부여되는 특례 기간인 2년에 재지정 심사를 통과해 2년동안 기간을 더 부여받은 상태다. 내년 4월 혁신금융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있지만 금산분리 규제가 완화되면 사업을 지속해나갈 수 있다. 리브엠 서비스 가입자는 약 3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금산분리 규제가 완화되면 금융사들은 핀테크 스타트업, 블록체인 등 기업에 지분 투자나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KB금융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KB금융은 벤처캐피탈(VC) 업계의 상위 하우스인 KB인베스트먼트를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다. KB인베스트먼트는 ICT, 블록테인, 핀테크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를 집행하면서 풍부한 딜소싱 능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투자기업을 자체 발굴할 수 있다. 또 각 계열사가 제휴하거나 투자할 수 있는 분야의 좋은 기업을 선별해 추천하는 방안도 있다.


KB금융지주도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15년 스타트업 전담 육성조직인 'KB 이노베이션 허브센터'를 설립했다. 'KB스타터스' 프로그램을 통해 매년 우수한 스타트업을 지원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로보어드바이저, 대출 분야부터 메타버스, 레저, 헬스케어, 교육,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 21개를 'KB스타터스'로 선정했다.


KB국민카드는 '퓨처나인(FUTURE9)'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의 변화를 선도할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있다. 이러한 스타트업 육성·지원 프로그램을 딜소싱 창구로 활용할 수 있어 신규 투자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룹차원에서 조성한 전략적투자(SI) 펀드 역시 유망한 기업 투자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KB금융그룹 차원에서 조성한 3000억원 규모의 'KB디지털 플랫폼 펀드'를 통해서도 KB금융그룹과 전략적인 협업이 가능한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해당 펀드는 KB금융이 유망 플랫폼 기업과의 파트너십 강화를 통해 플랫폼 사업모델을 선접하고 디지털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KB국민은행,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푸르덴셜생명, KB캐피탈, KB생명보험이 출자자(LP)로 참여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올해 비금융 플랫폼, 블록체인·NFT 관련기업 3곳에 총 250억원 투자를 완료했다"며 "다양한 분야에서 전략적 투자, 제휴를 위한 기업을 발굴하고 있으며 주요 계열사와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규 투자집행 외에도 기존 서비스를 확대할 가능성도 크다. KB국민은행은 부동산 플랫폼 'KB부동산'을 통해 시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규제가 완화되면 은행의 부동산 플랫폼에서 시세나 인테리어 정보 조회뿐만 아니라 직접 거래 중개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시세 조회를 위해 부동산 플랫폼으로 유입된 고객에게 은행 대출 상품을 연결할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사는 자금력이 풍부하지만 규제 때문에 기업을 발전시키는 방법에 한계가 많았다"며 "기존 서비스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기술력이 뛰어난 회사를 인수하거나 자본을 투입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런 면에서 KB금융은 어느 정도 다각화 능력이 검증됐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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