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인수 시도 FTX, 가능한 시나리오는
이정훈 전 의장 보유 지분 인수 혹은 비덴트 투자 가능성...김앤장 통해 인수 진행중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5일 17시 4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원재연 기자]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빗썸은 복잡한 지분관계와 대주주 리스크 등으로 지난 몇 년간 수 차례 매각이 불발된 과거가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FTX의 인수 시도 역시 복잡한 빗썸 지배구조상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3일 블룸버그통신은 익명 소식통을 통해 "FTX가 빗썸을 사들이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며 이는 몇 달간 논의되어 왔다"고 보도했다. 매각가는 약 4조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FTX가 현재 김앤장을 통해 실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아직 인수 협상이 진행중인 만큼 양측 모두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기는 조심스러운 듯 하다"고 말했다.  


FTX는 미국 30대 억만장자 샘 뱅크먼 프리드가 이끄는 가상자산 거래소다. 지난 2019년 출범 이후 가상자산 파생상품을 주력으로 성장했다. FTX 25일 기준 일 거래량은 2조원으로, 바이낸스에 이어 세계 2위다. 


최근에는 테라-루나 사태로 가상자산 시장이 침체기에 빠진 것을 기회로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이달 초에는 가상자산 대출 플랫폼 블록파이에 자금을 대며 경영권 옵션을 확보하는 등 유동성 위기를 겪는 회사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경영권 인수를 추진 중이다. 


FTX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국 지사를 두며 국내 시장에 진출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해외 거래소가 국내 사업자와 똑같이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 의무를 지게 되며 내국인 대상 영업을 종료했다. 


FTX의 빗썸 인수 시도는 국내 시장에 재차 발을 들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시장 침체로 그간 수차례 풍문만 돌았던 빗썸 매각 인수전이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다. 


FTX가 어떤 방식으로 빗썸 인수를 진행 중인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은 없다. 지금까지 언급된 유력한 시나리오는 직접 빗썸홀딩스 지분을 매입하는 방법과 대주주인 비덴트에 투자하는 방식 두 가지다. 


빗썸 지주사인 빗썸홀딩스의 단일 최대주주는 지분 34.2%를 가진 비덴트다. 하지만 실제 최대 주주는 우호지분을 통해 빗썸홀딩스 지분 약 65%를 확보한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 의장이다. 


직접 빗썸홀딩스 지분을 매입하는 경우 이 의장 보유분일 가능성이 높다. 이 의장은 수 차례 보유 지분 매각을 시도했다. 지난해 초에는 넷마블과 넥슨 지주사인 NXC 등과 지분 매각을 논의했으나 불발됐다. 


직접 지분 인수가 현실적으로 어려운만큼 비덴트를 통해 우회적으로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지난해 빗썸 인수에 나섰던 위메이드는 비덴트 지분 약 10% 매입해 2대 주주가 됐다. 이를통해 최종적으로 빗썸 이사회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상 타결 가능성에 다소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앞서 연이은 매각 불발의 원인이었던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와 경영진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한편, 빗썸과 FTX는 아직 이와 관련한 사실 관계에 대해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빗썸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확인드릴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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