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쎌, 거래정지 크루셜텍과 '수상한 동행'
두 회사 최대주주 안건준 대표…전·현직 임직원도 대거 이동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3일 16시 5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레이저쎌)


[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레이저쎌이 코스닥 상장을 위한 일반 공모청약 일정을 앞두고 거래정지 중인 크루셜텍과의 관계가 주목받고 있다. 두 회사의 최대주주가 동일인물인 상황에서 크루셜텍의 주요 임직원들이 레이저쎌로 대거 자리를 옮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레이저쏄의 최대주주는 안건준 크루셜텍 대표이사로 지난 3월 말 기준 지분 23.22%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01년 크루셜텍을 설립한 뒤 2015년 최재준 대표이사와 레이저쏄을 공동 창업했다. 최 대표는 2010~2014년 크루셜텍 영업총괄본부장을 지냈다. 안 대표는 지난해 10월 사내이사에서 퇴임하며 경영에서 물러났다.


레이저쎌 지분구조, 관계회사. (출처=증권신고서)

최 대표 외에도 크루셜텍 임직원의 합류는 이어지고 있다. 조용원 최고재무책임자(2011~2021년, 크루셜텍 미국 법인장), 손호석 상무(2006~2017년, 지문인식 솔루션 영업이사) 등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주요 임직원의 퇴직이 이어진 2017년을 기점으로 크루셜텍의 적자가 본격화했다는 점이다.


크루셜텍의 지난 2017년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395억원으로 전년 대비(83억원) 적자전환 했다. 크루셜텍은 지난해에도 영업손실 155억원으로 5개 사업연도(2017~2021년) 적자를 기록, 거래정지 대상에 올랐다. 코스닥 기업의 5개 사업연도 영업손실은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에 해당한다.


시장에서는 레이저쎌로 이직한 크루셜텍의 임직원들이 주요 사업을 담당했던 점을 고려하면 소액주주의 불만이 쌓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레이저쎌 역시 증권신고서 중 '관계회사의 경영 계속성 관련 위험' 항목을 통해 "크루셜텍의 상장 폐지 시 동사 소액주주들이 당사 최대주주인 안건준에게 소송 등을 제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레이저쎌 관계자는 "엔지니어(개발) 업계 인력 풀이 좁다 보니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 같다"며 "현재 두 회사 간 거래가 없는 데다 만약 크루셜텍과의 관계가 문제가 됐더라면 한국거래소에서도 해당 문제를 지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레이저쎌이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엔지니어 업무 외에도 디자인·IR 관련 임직원도 크루셜텍에서 레이저쎌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 특히 2011년부터 크루셜텍의 시각 디자인(UI·UX)을 총괄하는 연구위원은 현재 레이저쎌과 크루셜텍 업무를 겸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에도 업계에서는 레이저쎌의 공모흥행에는 무리가 없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레이저쎌은 지난 9~10일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442대 1을 기록했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투자가 1486곳 중 94.54%(1405곳)가 희망밴드(1만2000~1만4000원)를 웃도는 가격을 제시하며 공모가를 1만6000원으로 확정했다.



일반 투자자는 상장 후 유통주식수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레이저쎌의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주식 수는 372만3369주(44.19%)다. 최근 주식시장 위축에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보호예수를 체결하며 유통물량을 20~30%대로 줄이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레이저쎌과 크루셜텍 간 이슈와 별개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라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며 "상장 후 주가 흐름에는 성장성 외에도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치는 만큼, 기관 수요예측 여부와 관계 없이 개인 투자자의 판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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