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 도는 회사채 시장…SK에너지·DL 수요예측 흥행
SK에너지 3000억원 모집에 조(兆) 단위 자금 몰려…DL 930억원 확보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0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금리 인상에 따른 회사채 시장 위축 속에서도 수요예측(사전청약)에 나선 SK에너지와 DL(옛 대림산업)이 모두 모집물량을 웃도는 투자수요를 확보했다. 전날 현대백화점이 수요예측에서 조(兆) 단위 매수주문을 받은 데 이어 연달아 흥행 기록이 이어지면서 회사채 시장에 모처럼 온기가 도는 모습이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SK에너지가 3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사전청약)에서 1조150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1700억원을 모집한 3년물에 6700억원, 800억원을 모집한 5년물에 3500억원, 500억원을 모집한 10년물에 7년물에 1300억원이 몰렸다.


SK에너지는 AA(안정적)의 높은 신용등급을 보유한 데다가 유가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이 두드러져 투자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면서 SK에너지는 지난 1분기 매출액 10조3920억원, 영업이익 1조1897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1분기 영업이익은 코로나 직전인 2018년(8286억원), 2019년(3751억원) 2개년 전체 영업이익에 달하는 규모다.


수요예측 흥행에 따라 SK에너지는 자금조달 규모를 최대 5000억원까지 증액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같은 날 DL도 500억원을 모집한 3년물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930억원의 투자수요를 확보했다. 희망 금리밴드를 개별 민평금리 대비 ±40bp(1bp=0.01%)로 제시한 DL은 +30bp에 모집금액(500억원)을 채웠다. 앞서 DL은 신용등급이 AA-(한국신용평가)와 A+(한국기업평가)로 등급 스플릿이 발생, 투자수요가 부족할 것에 대비해 주관사를 이례적으로 5곳(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이나 확보해뒀다. IB업계 관계자는 "등급 스플릿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미국 등 금리인상이 가속화하면서 회사채 시장도 크게 위축된 상태다. 지난달에만 두산중공업(BBB)을 비롯해 ㈜한화(A+), 한화솔루션(AA-), SK머티리얼즈(A-) 등이 회사채 발행을 보류하거나 연기했다. 그러나 전날 현대백화점(AA+)이 수요예측에서 흥행을 거둔 데 이어 이날 SK에너지, DL도 넉넉히 투자수요를 확보하면서 회사채 시장에 온기가 도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온다. 두산에너빌리티(20일)와 SK(30일)도 이달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다만 여전히 신용등급 AA급 이상의 우량채 선호 기조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IB업계 관계자는 "회사채 발행량이 줄었지만, 운용사 측에서도 앞서 투자 비중을 조절해왔기에 수요 자체도 줄었다"면서 "특히 그간 발행량이 많아 시장에서 금리 인상 분이 반영된 AA급과 달리, A급은 금리 인상이 온전히 반영되지도 않아 발행사 입장에서 공모 시장에 나오기도 꽤나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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