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지누스 인수에 거금 들인 이유
구주인수·유상증자 통해 총 8947억원 투입…지누스 성장성에 자신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7일 17시 1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엄주연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이 공들여 추진해온 '지누스' 인수 작업이 막바지에 다다랐다. 업계에선 현대백화점이 이번 인수에 9000억원에 달하는 거금을 투입하면서 지누스 성장성에 자신감을 드러낸 만큼 성공적인 M&A(인수·합병) 사례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이달 안으로 매트리스 기업 지누스의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거래 구조는 구주(474만135주, 7747억원) 인수와 유상증자(143만1981주, 1200억원)를 통해 8947억원을 투입하는 방식이다. 이달 말 잔금 납입을 마치면 현대백화점은 지누스의 지분 35.82%를 확보하게 된다. 


이번 인수가 주목받는 건 현대백화점그룹이 그간 단행한 딜(Deal)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리빙 부문 계열사 편입은 지난 2018년 3666억원에 현대L&C를 인수한 이후 4년 만이다. 이번에 지누스가 합류하면 현대리바트와 현대L&C를 포함한 그룹 내 리빙 부문은 연 매출 3조6000억원 규모로 확대된다. 


지누스 편입으로 현대백화점이 노리는 것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유통·패션·식품 사업부문과 함께 그룹의 4대 핵심 사업으로 리빙 사업부문을 택했다. 리빙 사업부문은 2030년까지 2021년(2조5000억원)대비 약 두 배인 5조원대로 키우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지누스의 취급 품목을 매트리스 외에도 일반가구까지 확대하고 전체 매출 가운데 90%를 차지하는 미국 시장 중심의 사업 구조를 유럽과 남미, 일본 등으로 넓혀 나갈 계획이다. 이 같은 글로벌 시장 확대와 이커머스 전략을 앞세워 성장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다.


다만 지누스 인수로 현대백화점그룹의 재무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관측도 시장 일각서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백화점의 현금성자산은 3100억원, 총차입금은 1조3340억원 수준이다. 재무건전성은 안정적이지만 보유 현금이 많지 않은 만큼 지누스 인수를 위해 금융권 등에서 추가 차입에 나설 가능성이 높게 점쳐져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지누스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90%가 넘어 차입금이 6000억원 가량 늘어날 것"이라며 "현대백화점이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갖고 있어 당장의 큰 위험 요소는 아니지만 인수 금액이 적지 않은 만큼 재무부담도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현대백화점은 지누스의 성장성에 대해 자신하고 있다. 현재 재무구조가 안정적인 데다 과거 인수에 나섰던 SK네트웍스와 비교해도 인수 금액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지누스를 1조1000억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했다가 막판에 포기했다. 


실제 현대백화점은 지누스 인수에 각별히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 지분 인수와 별개로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도 지누스의 성장성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렇게 투입된 자금은 지누스의 시설자금 확보에 활용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이달 말에 인수대금 잔금을 납입하면 지누스 인수 작업이 마무리된다"면서 "인수 가격은 적당한 수준이며 풍부한 자금력과 유통·리빙 부문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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