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1Q 순익 75%↓···금리상승 여파 등
내년 IFRS17 적용되면 '이차역마진' 우려 사실상 해소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3일 18시 0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한보라 기자] 삼성생명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시장기대치(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했다. 순익의 큰 축을 차지했던 삼성전자 특별배당이 빠진데다가 금리상승 여파를 피해가지 못한 결과다. 다만 내년부터는 대부분의 금리리스크가 희석되면서 견조한 건전성과 수익성을 유지할 전망이다.


삼성생명은 13일 투자설명회(IR)를 열고 지난 1분기 순익이 27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5.2% 감소했다고 밝혔다. 컨센서스를 약 600억원 밑돌았다. 지난해 삼성전자 특별배당의 기저효과에 금리상승으로 주식시장이 큰 폭 하락하면서 쌓아야 하는 변액보험 보증준비금이 늘어난 영향이다.


가장 큰 실적 변수는 금리였다. 삼성생명은 금리상승에 따라 보유계약가치에 적용하는 자산이익률 가정을 크게 올렸다. 새로 투자한 채권의 이원도 2.8%으로 전년동기 대비 0.7%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만기에 고객에게 약속한 금리나 투자수익률만큼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저축성보험이나 변액보험 계약에 대한 부담도 함께 커지면서 투자영업이익 자체는 크게 꺾였다.


여기에 보장성보험을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사업비가 증가하자 보험영업이익 성장규모는 상대적으로 둔화됐다. 이에 따라 보험사 3대 이원 중 위험보험료와 사고보험료의 차이를 의미하는 위험률차손익(사차익)만 전년동기대비 9.3% 상승했다. 사업비차손익(비차익), 이자율차손익(이차익)의 경우 각각 16.6%, 87.3% 감소했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금리리스크는 어느 정도 상쇄 가능하다는 게 삼성생명의 입장이다. 삼성생명은 과거 시장금리가 높았을 때 예정이율이 6%에 달하는 고금리 고정금리형 저축성보험을 판매했다. 그런데 당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시장금리가 낮아지면서 운용자산수익률이 예정이율을 따라가지 못하게 돼 이원차스프레드(이원차마진율)가 벌어지면서 지속적으로 손실을 감내해왔다.


지난 1분기 이원차스프레드는 전년동기 대비 3bp(1bp=0.01%p) 악화된 -107bp다. 즉, 책임준비금 전입액 부문에서 이원차스프레드인 107bp만큼 이차역마진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리상승에 보험금(보험부채)에 적용되는 공시이율이 오르면서 책임준비금 규모는 커졌는데, 채권을 비롯한 금리부자산의 보유이원은 전년과 거의 유사한 값을 나타낸 결과다. 삼성생명은 연말이면 이원차스프레드가 전년 수준까지 회복되고, 오는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적용되면 -10bp까지 줄어들 것으로 봤다. 


우선 저축성보험 전체적으로도 적립금 부담이 큰 고정금리형 상품보다는 변동금리형 비중을 키워 금리민감도를 희석했다. 전체적인 보험 포트폴리오에서 보장성보험 비중도 기존 65%에서 70%까지 높였다. 상환금리인 평균부담이율은 떨어지고 신규 투자금리는 계속 상승하는 구조로 손익구조를 재편한 셈이다. 향후 금리 등락에 따른 이차역마진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리스크는 대부분 해소 가능하다는 것.


고상희 삼성생명 RM팀장은 "현재 금리부자산의 보유이원(3.10%→3.05%)은 거의 최저점에 와있는 상태"라며 "반면 내년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부채 준비금에 적용되는 평균부담이율이 기존 4%대에서 3.1%까지 떨어지면서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제도 도입으로 과거 수주한 고금리 저축성보험 물량이 사라지는 건 아니지만, 보험 포트폴리오 재편 효과가 두드러지면서 이차역마진이 영향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전성 역시 충분한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내년 IFRS17가 도입되면 건전성 지표로 현행 지급여력(RBC)제도 대신 신 지급여력제도(K-ICS)를 사용한다. 지난 달 기준으로 금리가 0.5%포인트 상승한다고 가정했을 때 RBC지표에서는 건전성 비율이 35%포인트 하락하는 반면 K-ICS는 10%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고 팀장은 "아직 제도가 확립되지 않은 만큼 K-ICS에서 건전성 수준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는 건 어렵다"면서도 "다만 금리가 급격히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200% 이상의 충분한 건전성비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신제도 도입 후 예상이익 지표인 계약자서비스마진(CSM)은 10조원 안팎으로 집계됐다. CSM은 계약 시점에는 부채로 잡히지만 상각에 따라 매년 순차적으로 이익으로 분류된다. 상각률은 피어그룹인 한화생명(8~9%)보다 높은 10%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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