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의 '마부작침'…전고체 배터리 넘버1 도전
대만 '프롤로지움'에 5천만달러 투자해 글로벌 공급체계 구축
포항에 위치한 Park1538 전경. 사진/포스코


[딜사이트 양호연 기자] 포스코홀딩스가 차세대 이차전지의 핵심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대만의 전고체 배터리 전문기업 '프롤로지움(Prologium)'과 협력한다.


포스코홀딩스는 12일 프롤로지움에 지분 투자 및 핵심소재인 전고체 배터리 전용 양극재와 실리콘 음극재, 고체전해질 공동개발, 글로벌 공급 체계를 구축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프롤로지움(Prologium)은 2006년에 설립해 2012년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했다. 이를 스마트워치 등 소형 IT기기 업체에 판매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투자사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고, 독일의 다임러그룹 등 주요 완성차업체와 함께 전기차용 전고체 배터리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프롤로지움은 2017년부터 전고체 배터리 대량 생산 라인을 목표하고 있다. 대만에 G1, G2 공장을 설립하고 펀딩을 통한 추가 증설을 계획하는 등 대량 양산 구축에 나서고 있다.


기존 이차전지는 전지의 양극과 음극 사이에 액체 성분의 전해질을 통해 전기가 생성·충전 되는 방식이다. 반면 '전고체 배터리'는 전지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하고 분리막을 없앤 차세대 전지로 손꼽힌다. 안전성을 확보하고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포스코의 프롤로지움에 대한 투자 규모는 5000만 달러로 알려졌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번 투자를 시작으로 프롤로지움과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공동 연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내년까지 전고체 고체전해질 시제품을 공급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이르면 오는 2024년부터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프롤로지움이 핵심기술만큼은 포스코에 전수할 가능성은 희박해 포스코는 이번 투자를 통해 먼저 프롤로지움과 프렌드십을 형성한 후 장기적으로 기술이전을 노릴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포스코가 전고체 배터리의 선두주자인 일본기업 대신 대만기업을 택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마부작침(磨斧作針)' 전략인 셈이다. 어려운 일도 끈기 있게 노력하면 이룰 수 있음을 비유하는 의미다.


이경섭 포스코홀딩스 이차전지소재사업추진단장 전무는 "프롤로지움과 협력을 통해 포스코그룹의 차세대 이차전지소재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빈센트 양(Vincent Yang) 프롤로지움 회장은 "리튬, 니켈, 흑연 등의 이차전지소재 원료 뿐 만아니라 양극재, 음극재 사업을 함께 영위하는 포스코그룹은 가장 이상적인 파트너"라며 "이번 협력으로 전고체 배터리 생산 계획을 앞당기고 필수 소재의 안정적 공급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초 고체 전해질 생산 법인인 포스코JK솔리드솔루션을 설립하는 등 차세대 이차전지 소재 개발 역량 강화에 나선 바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전고체 기업 중에선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많은 상황"이라며 "JK솔리드솔루션 설립 등 전고체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선제적 활동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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