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 노사, 임금 놓고 2주간 집중교섭…파업 보류
민주당 중재에 대화 물꼬…노조, '김병관 책임론' 제기
노웅래 민주당 의원(가운데)과 웹젠 노사 관계자들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웹젠 노사 상생을 위한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웹젠 노조)


[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웹젠 노조가 게임업계 최초 파업을 눈앞에 두고 회사 측과 대화의 물꼬를 다시 텄다. 웹젠 노사는 임금 문제를 놓고 대립해 왔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중재에 나서면서 향후 2주 동안 교섭을 진행하기로 했다.


◆ 웹젠 노사, 2주간 집중교섭으로 합의 추진


웹젠 노사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웹젠 노사 상생을 위한 간담회'에서 논의한 결과 향후 2주 동안 집중교섭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간담회는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노웅래·이상헌 민주당 의원이 마련한 자리다. 


노웅래 의원은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이번 자리의 목적은 노사가 같은 자리에서 머리를 맞대고 상생의 사회적 합의를 하자는 것"이라며 "이번 상황은 웹젠뿐 아니라 IT업계 전반의 문제로 볼 수 있고 글로벌 영역 확장과 건강한 성장이 필요한 만큼 시급히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라고 말했다. 


웹젠 노조 측으로 참여한 오세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IT위원장(네이버 노조 지회장)은 "웹젠의 현재 임근 수준은 동종업계보다 낮고 많은 사람이 회사를 옮기면서 남아있는 사람의 업무가 가중되는 상황"이라며 "회사가 지속가능하게 운영될 수 있는 정도의 보상수준으로 확대할 것을 요구했고 그 부분에서 노사 합의를 찾아나간다면 좋겠다"고 밝혔다. 


웹젠 사측 관계자들도 참석해 근무제도 개선에 힘써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웹젠 관계자는 "그간 임금교섭에서 웹젠 노조와 여러 차례 만났지만 간담회까지 오게 된 점에 엄중한 책임과 무게를 느낀다"며 "이번 간담회도 성실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 뒤 2시간여 동안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웹젠 노사는 이번 문제를 대화로 풀어나가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2주 동안 집중교섭을 진행해 합의안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노영호 웹젠 노조 지회장은 "간담회를 통해 여러 의견과 조언을 들었고 앞으로 2주 동안 회사와 합의안을 내놓을 수 있도록 노조도 쟁의권 사용을 보류하고 집중교섭에 적극 나설 예정"이라며 "단순히 임금 금액을 올리는 차원이 아니라 웹젠에 필요한 인재를 뽑고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노사가 함께 마련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영호 웹젠 노조 지회장(왼쪽)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웹젠 노사 상생을 위한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출처=팍스넷뉴스 이규연 기자)

◆ 임금 둘러싼 의견차 재확인…파업 가능성 여전


웹젠 노사가 대화의 물꼬는 텄지만 2주 동안의 집중교섭을 통해 합의안을 쉽게 마련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번 간담회에서 웹젠 노사는 대화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데는 동의했지만 임금 교섭 자체와 관련해서는 서로의 주장을 재확인하는 데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웹젠 노조는 올해 임금교섭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연봉 평균 16% 인상과 일시금 200만원 지급을 최종 요청했다. 그러나 회사 측은 연봉 평균 10% 인상과 중간평가 B등급 이상 직원에게만 200만원 보장을 주장하면서 결국 교섭이 최종 결렬됐다. 


그 뒤 웹젠 노조는 노조원 찬반투표를 거쳐 파업을 결의했다. 그러나 민주당에서 중재에 나서면서 파업을 미뤘고 이번 간담회를 통해 2주 동안 대화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집중교섭에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민주당 측에서 다시금 중재에 나설 수 있다.  


웹젠 노조 관계자도 "회사 측에서 대화하겠다는 태도를 보인 것은 전향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도 "이번 대화에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파업이나 민주당 측의 중재 등을 다시 논의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한편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관계자는 웹젠 노사 간의 중재에 나선 것과 웹젠 대주주인 김병관 전 의원의 연관성을 질문받자 "관련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김 의장은 다음달 1일에 열리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경기 분당갑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다. 


반면 웹젠 노조는 김 전 의원 역시 대주주로서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오 위원장은 "웹젠에서 일어난 일에는 대표이사에게 책임이 있겠지만 대주주 역시 책임 있는 자세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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