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명예회장, 계열사 지분 매입…분쟁 차단용?
효성·효성티앤씨 56억원 상당 지분매입…자녀들 증여·계열분리 포석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7일 08시 3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올해 효성과 효성티앤씨 주식을 지속적으로 매입해 눈길을 끈다. 조 명예회장은 1935년생으로 경영일선에서 은퇴해 장남 조현준 회장과 삼남 조현상 부회장으로 승계를 진행하고 있다. 조 명예회장의 이번 지분 매입에서 조현상 부회장이 이끄는 효성첨단소재는 빠졌는데, 업계는 향후 증여와 계열분리를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은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효성 주식 3만1760주(25억8082만원)와 효성티앤씨 주식 7330주(31억360만원)을 매수했다. 총 매수 금액은 56억원이 넘는다.


(자료=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조 명예회장은 이번 지분 매입으로 효성과 효성티앤씨 지분을 각각 9.58%, 8.36%로 끌어올렸다. 효성첨단소재 지분은 변동 없이 10.18%(45만6159주)를 유지 중이다. 지주사와 계열사를 통틀어 효성첨단소재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했다.


이를 두고 향후 상속 등을 대비해 조 명예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자녀들의 회사 지분가치를 맞추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효성티앤씨 주가는 지난해 최고점인 96만3000원과 비교해 현재 40만원대로 크게 떨어진 상황이어서 지분을 매입하기에 적기라는 평가다. 


효성티앤씨는 지난해 효성그룹 계열사 중 가장 뛰어난 실적을 거뒀다. 그러나 시가총액은 효성첨단소재가 2조2500억원 수준으로 1조8500억원인 효성티앤씨보다 조금 더 높다. 조 명예회장 지분가치도 효성티앤씨(약 1541억원)보다 효성첨단소재(약 2289억원)가 높다.


조현준 회장(왼쪽)과 조현상 부회장(오른쪽).

효성은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 두 형제가 함께 이끌어가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두 형제는 지주사인 ㈜효성 지분 21.94%, 21.42%씩 나눠가지며 조 회장이 그룹 경영을, 조 부회장이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이들은 지주사 지분 외에도 주력 계열사 지분도 다수 보유하고 있었는데, 지난 2018년 조 회장과 조 부회장은 각각 효성첨단소재와 효성티앤씨 모든 지분을 ㈜효성에 넘겼다. 이로 인해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의 개인최대주주는 각각 조 회장과 조 부회장이 됐다.


두 형제는 지주사인 ㈜효성 지분을 비슷하게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각각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 사내이사에 각각 오르면서 장기적으로 계열분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안정적인 경영승계의 관건은 조 명예회장이 보유한 지분이다. 업계는 적지 않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조 명예회장 지분이 한쪽에 쏠리게 되면 계열분리와 증여 과정에서 경영권 분쟁 등 변수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지분 매입도 향후 변수를 줄이려는 것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다른 기업들이 상속 과정에서 발생한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보며 고민이 많았을 것"이라며 "향후 장남(조현준 회장)과 삼남(조현상 부회장) 사이에서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상속과 계열분리를 염두에 둔 지분매입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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