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3·4세 경영]
미래 신사업 성패, 승계와 직결
③한화·효성·코오롱·SK네트웍스·금호석화, 수소·블록체인·친환경 등 적극적
이 기사는 2022년 04월 12일 17시 2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기업 오너 3·4세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창업주 1·2세대의 은퇴 시기가 다가옴에 따라 3·4세들이 사내이사에 진입하고 회사 지분을 늘리는 등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를 준비하는 분위기다. 후계경영 준비에 나서고 있는 한화, SK네트웍스, 금호석유화학, 코오롱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의 오너가 3·4세 지분확보 움직임과 경영 성과, 신사업 전략 등을 비교 분석해본다. [편집자주]


수소기업협의체

[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승계를 준비 중인 대기업 오너 3·4세들은 신사업 전면에 나서며 미래 먹거리 창출에 나서고 있다. 특히 탄소배출 주범으로 꼽힌 정유·화학기업을 중심으로 신사업 개척 의지가 강하다. 신사업 성패에 따라 기업의 미래가 결정될 수도 있어서다. 


◆ 한화·코오롱·효성, 미래 먹거리 수소사업 진두지휘


12일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 오너가 3·4세들이 전면에 나선 신사업은 대부분 친환경과 연관돼 있다. 탄소배출을 줄여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다. 미래 에너지라 불리는 수소 사업에 기업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참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수소는 미래 에너지원으로 불리며 향후 에너지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2050년 수소시장이 2조5000억달러(한화 약 30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화학사업을 영위하는 한화. 코오롱, 효성 등은 수소사업에 나섰다. 미래 먹거리를 선점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겠다는 의도다.



그룹내에서 수소사업을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오너 3·4세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김승연 회장 장남),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사장(이웅열 명예회장 장남), 효성 조현상 부회장(조석래 명예회장 삼남)이 꼽힌다.


김 사장은 한화그룹 수소사업을 주도하는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를 맡으며 수소 밸류체인 구축에 힘쓰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수소 생산, 저장, 운반 등을 아우르는 사업을 구축하고 있을 정도로 수소사업 핵심 계열사다. 


이 부사장은 코오롱글로벌에서 자동차부문장을 맡으며 수입차 판매를 총괄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에서는 수소사업과 연관성이 떨어지는 직책을 맡고 있지만, 그룹 내 개설된 수소사업 전담조직에 총괄직책을 맡아 사업을 지휘한다. 


조 부회장은 이미 그룹 내 영향력이 막강하다. 지주사인 ㈜효성 지분 21.42%를 보유해 2대주주에 올라있고, 사내이사 자리에도 4회 연속 연임됐다. 또한 올해 핵심 계열사인 효성첨단소재 사내이사에도 올랐다. 효성첨단소재는 수소 소재를 신규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왼쪽),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사장(가운데), 조현상 효성 부회장(오른쪽).

이들은 공통적으로 국내 민간기업수소 협의체인 'H2 비즈니스 서밋'에 기업 대표자로도 등록돼 있다. 그룹 대내외적으로 오너 3·4세가 미래사업인 '수소'를 이끄는 그림이 완성된 것이다.


수소사업의 성패는 향후 승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밸류체인 구축이 필수인 특성상 수소사업은 계열사의 역량을 끌어 모아 진행된다. 수소사업이 실패하면 그룹 전체에 막대한 피해로 돌아오게 된다. 


반면, 수소사업이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게 되면 그룹 다수 계열사가 수소 및 관련 시장에서 입지를 탄탄하게 굳힐 수 있다. 승계가 진행 중인 김 사장과 이 부사장에게 수소사업은 더욱 중요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계열사가 방대해 사업영역이 넓은 한화그룹은 김 사장에게 수소사업 이외에도 미래 사업인 항공·우주 사업을 추가로 맡겼다. 김 사장은 한화그룹 항공·우주사업을 전담하는 컨트롤타워인 스페이스허브 팀장을 맡고 있다. 김 사장은 그룹에서 방산, 항공분야를 담당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위성을 담당하는 쎄트렉아이 사내이사에 올라있다. 기업의 최대 미래 먹거리이자 신사업을 모두 장남인 김 사장에게 맡긴 셈이다.


◆ 블록체인 점찍은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업형 투자회사로의 전환을 선언한 SK네트웍스는 최신원 전 회장의 장남인 최성환 사업총괄이 투자활동을 지휘하고 있다. 최 사업총괄은 SK㈜에서 글로벌 투자 경험을 쌓은 뒤 2019년 SK네트웍스에 부임해 기획실장을 거쳐 사업총괄을 맡고 있다. 최 사업총괄은 SK네트웍스에서 친환경 등 미래 유망 영역에 대한 투자를 이끌어왔고, 그 공을 인정받아 올해 사내이사에 진입했다.


올해도 지속적인 투자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친환경 소재 기업 마이코웍스(250억원)와 전기차(EV) 충전기업 에버온(100억원) 투자를 진행했다. 또한 블록체인 전문 투자회사 '해시드'와 손잡고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 발굴 및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26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해시드 벤처투자조합을 설립하고 104억원을 투입한 바 있다.


최근에는 블록체인 및 대체불가토큰(NFT) 솔루션 기업 블록오디세이 시리즈A 라운드에 참여해 108억원을 투자해 지분 10%를 확보했다. SK네트웍스는 향후 계열사를 비롯한 SK그룹 내 다양한 사업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등 신 사업 기회를 모색할 방침이다.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왼쪽)과 김서준 해시드벤처스 대표(오른쪽).(사진=SK네트웍스 제공)

블록체인은 최 사업총괄이 점찍은 분야다. 최근 암호화폐, NFT 투자 등으로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블록체인 기업의 몸값도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해 이뤄진 블록체인 사업 투자도 최 사업총괄의 영향이 컸다고 알려졌다. 향후 블록체인 투자가 성과를 내고 이를 중심으로 사업 역량을 끌어올린다면 승계도 더욱 가까워질 수 있게 된다.


◆ 박준경 금호석화 부사장, '영업' 집중… 신사업 '신중'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장남인 박준경 영업본부장(부사장)은 다른 오너가 3·4세와 대조적으로 당분간 영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박 부사장도 여느 오너가 3·4세와 마찬가지로 신사업에 대한 관심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부사장

금호석유화학은 뛰어난 현금동원력과 자사주 활용 등을 통해 향후 신사업에 3조5000억원에서 4조원까지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사업'이라고 내놓을만한 사업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현재 언급된 것들도 대부분 기존 사업에서 파생된 것들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부터 중장기성장전력을 설정하고, 다방면에서 사업을 검토 중이다.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이나 바이오 실리카를 적용한 합성고무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가장 신규사업에 가까운 것은 탄소나노튜브(CNT)와 관련됐다. 지난해 금호석유화학은 리튬이차전지용 CNT 소재 상업화에 성공했다. 상업화 이후 시험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에 40톤을 판매했는데, 올해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생산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아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 석유화학 업계 한 관계자는 "향후 박 부사장이 신사업 전면에 나설 가능성은 열려있다"며 "신사업과 영업이 시너지를 발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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