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는 변신중]
빗썸, NFT 사업 홀로서기
이정훈 의장, 버킷스튜디오 갈등으로 지지부진...NFT 사업 '빗썸메타' 주도 속도
이 기사는 2022년 04월 11일 11시 4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원재연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자회사 '빗썸메타'를 필두로 대체불가능토큰(NFT)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빗썸은 지난해 최대주주인 버킷스튜디오와 '빗썸라이브'를 설립하며 NFT 시장에 첫 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버킷스튜디오와 함께 빗썸의 또 다른 최대주주인 이정훈 의장의 세력이 강해지며 빗썸라이브의 사업 진행은 점차 더뎌지는 모습이다. 이에 빗썸은 자회사인 빗썸메타를 통해 직접 NFT와 메타버스 역량을 강화하는 길을 택했다.


8일 블록체인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자회사 빗썸메타를 통해 올해 상반기 NFT 거래소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빗썸메타는 3D로 구성된 메타버스 상에서  NFT 거래와 전시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 제페토 닮은 메타버스 NFT 거래소


빗썸메타는 지난 2월 빗썸코리아가 170억원을 단독 출자해 설립한 자회사다. 지난달에는 LG CNS, CJ올리브네트웍스, SK그룹 계열사인 드림어스컴퍼니로부터 총 90억원을 투자받았다. 투자 3사의 지분은 각각 11.5%이며, 빗썸은 65.5%의 지분을 소유한다. 


빗썸메타의 메타버스 서비스는 풀 3D 가상공간으로 구성된다. 이를 위한 첫 파트너사로 유니티를 택했다. 유니티는 전 세계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는 실시간 3D 콘텐츠 제작 운영 플랫폼사다. 네이버제트(Z)의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ZEPETO)도 플랫폼 구축에 유니티를 사용했다. 


대기업들과 협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도 주목된다. NFT 거래소 플랫폼은 LG CNS의 '모나체인'을 기반으로 구축될 예정이다. 모나체인은 앞서 조폐공사의 모바일상품권 '착', 성남시·시흥시 지역상품권 등 블록체인 화폐 개발에 주로 사용됐다. 모나체인이 NFT개발에 적용되는 것은 빗썸메타 구축이 처음이다. 


이외에도 음악 플랫폼 플로(FLO)를 운영 중인 드림어스 컴퍼니는 다양한 콘텐츠 IP를 빗썸 메타버스에 제공한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NFT 제작을 위한 솔루션을 담당하는 등 충분한 시너지가 기대된다. 


빗썸과 기존 대기업 간 유기적인 결합이 이뤄진다면 뒤늦게 NFT 사업을 뒤늦게 시작하는 빗썸이지만 시장에 주는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 입지 확대하는 이정훈…독자 노선 택해


일각에서는 빗썸이 지난해 설립한 '빗썸라이브'와 별도로 새로운 NFT거래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빗썸코리아는 지난해 빗썸 지배구조상 최대주주인 버킷스튜디오와 총 120억원을 출자해 빗썸라이브를 설립했다. 빗썸라이브의 전신은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더립'이다. 양 사는 더립을 공동 최대주주로 인수해 지분 37.5%씩을 나눠가졌다. 


빗썸라이브는 지난해 출범과 동시에 빗썸과 연동한 가상자산 거래 기능 외에 NFT 사업을 진출을 밝혔다. 하지만 출범 이후 반년이 지난 현재까지 라이브커머스 기능 외 별도 가상자산 접목 기능은 공개하지 못했다. 


빗썸라이브의 더딘 사업 진행의 숨은 배경에는 양대 주주인 버킷스튜디오와 이정훈 의장 사이 경쟁구도에 있다. 업계는 빗썸의 신사업 추진 과정에서 두 세력의 경쟁 구도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버킷스튜디오의 손자회사인 비덴트와 이 의장은 빗썸의 경영권을 두고 수년간 대립관계를 형성해왔다. 지난해 버킷스튜디오는 빗썸라이브 설립 이전부터 빗썸코리아를 상대로 1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등 동맹 관계를 강화해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이 의장의 세력이 점차 강해지는 추세다. 이달 빗썸 이사회에는 김상흠 아이템베이 대표이사와 이재원 전 빗썸글로벌 실장이 새롭게 배치됐다. 김 대표와 이 실장은 이 전 의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로, 이 의장 우호 인사가 빗썸 내에서 과반을 넘기게 됐다.


새 이사진은 향후 빗썸 내에서 NFT와 메타버스 등 신사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이들의 영입으로 빗썸의 자체 사업 추진 움직임이 커지며 빗썸라이브와 빗썸 간 연결고리는 점차 희미해지는 추세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빗썸은 지난해부터 버킷스튜디오와 손잡고 빗썸라이브 등을 통해 NFT 시장에 간접적으로 투자했다"며 "하지만 대주주(버킷스튜디오)와 손발이 맞지 않고 진행이 더뎌지며 직접 진출로 활로를 찾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업비트·코빗 등 빗썸의 경쟁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이미 지난해 NFT 거래 플랫폼을 출시하고 안정화 단계에 이르렀다. NFT시장 규모는 성장하고 있지만 빗썸은 대주주의 지원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빗썸라이브의 NFT 기능들 또한 출시가 늦어지며 독자 활로 찾기에 적극 나선 것이다. 


빗썸 측도 "지난해 버킷스튜디오와 공동 투자로 설립된 빗썸라이브는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이라며 "빗썸코리아의 NFT 사업은 빗썸메타를 통해 주로 이뤄질 예정"이라고 사업의 방향성에 대해 명확한 선을 그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