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하나금융투자가 사업 영역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블록체인·해외투자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면서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블록체인 기업 루센트블록에 대한 17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에 참여했다. 루센트블록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상업용 부동산을 수익증권화한 뒤, 주식처럼 투자할 수 있는 거래소를 개발중이다. 하나금융투자는 해당 거래소의 수익증권 거래를 관리할 예정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앞서 로보어드바이저 기업 파운트에 300억원을 투자했다. 파운트의 주력사업은 AI 자산관리·리밸런싱(구성 종목 조정)이다. 또,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는 금융 리포트에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관련 내용을 담기도 했다.
해외투자사업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12월 이지스자산운용과 손잡고 총 3300억원 규모의 미국 아마존 물류센터 세 곳을 매입했다. 아마존·페덱스와 장기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만큼, 임대 수익과 준공 후 매각 차익이 기대된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수년간 북미 물류센터 매입으로 꾸준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 올해도 에너지·인프라 투자 등에 나설 계획이다.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졌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해외지점 215개를 보유하고 있으나 65%가 동남아시아 지역에 집중돼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유럽·미국 내 인지도 확보를 위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 첼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비록 최종후보에는 탈락했으나 업계는 하나금융투자가 자금조달 역할을 맡으며 하나금융그룹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한다.
사업확장에 힘을 싣기 위한 조직개편도 마쳤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초 디지털본부·최고정보책임자(CIO) 조직을 통합한 정보통신기술(ICT) 그룹을 신설했다. ICT 그룹은 마이데이터 등 디지털 사업을 담당한다. 기업금융(IB) 부문은 구조화 금융본부를 신설·확대하며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또, 해외투자 전문가 편충현 투자금융본부장을 부사장으로 임명했다. 그는 미래에셋캐피탈, 우리은행 기업금융(IB) 본부 등을 거쳐 지난 2010년 하나금융투자에 합류했다. ▲2014년 북미 뉴멕시코주 복합화력발전소 ▲2017년 영국 내 유로스타 선로 운영권 인수 등 딜을 수임하며 해외투자에 두각을 나타냈다. 업계 전문가를 앞세워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권사 간 경쟁이 심화하는 데다 국내 증권업 자체가 포화상태에 접어든 상태"라며 "증권사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상황에서 하나금융투자가 해외투자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만큼, 올해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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