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 용감한 도전에 전 세계 이목 집중"
레이튼 박사, 빌앤킵·OCA·이중과금 등 넷플릭스 주장 반박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8일 11시 5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로슬린 레이튼 박사 (출처=로슬린 레이튼 박사)


[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한국의 넷플릭스 소송은 여러 국가의 정책 입안가와 망 사업자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용감한 도전을 반기고 있다."


'망 사용료'를 둘러싼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간 법정 공방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소송 결과에 따라 망 사용료에 대한 이해관계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로슬린 레이튼 덴마크 올보르대 박사는 지난 23일 한국 언론과 화상 인터뷰에서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대규모 동영상 트래픽을 발생하고 있지만 네트워크 이용에 대한 부담을 전혀 지지 않는 건 문제"라며 "네트워크 이용료 지불을 의무화하는 법적 근거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레이튼 박사는 네트워크·경제학 분야 전문가다. 지난 2월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2300만 한국인은 500만 넷플릭스 가입자를 위해 왜 더 많은 인터넷 요금을 내야 하는가?'라는 기고문을 통해 한국의 망 사용료 사례를 심층 분석했다. 


이날 레이튼 박사는 '망 이용대가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넷플릭스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현재 넷플릭스는 ▲빌앤킵 ▲오픈커넥트얼라이언스(OCA) ▲이중과금 등 논리를 앞세워 SK브로드밴드와 치열한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먼저 레이튼 박사는 넷플릭스가 2심 재판 첫 변론에서 꺼내든 빌앤킵의 부적절함을 설명했다. 그는 "빌앤킵은 통상적으로 동일하거나 유사한 산업에 포함된 두 개의 기업이 사용하는 방식"이라며 "서로 유사한 수준의 트래픽 교환과 당사자들의 합의라는 선결 조건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넷플릭스는 초고용량 트래픽을 SK브로드밴드를 통해 보내는 반면, SK브로드밴드는 동일한 양의 트래픽을 보내진 않는다"면서 "이번 사례처럼 동일 산업군에 있지 않은 경우에도 빌앤킵은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빌앤캡은 상호무정산을 의미한다. 즉 서로 이득이 된다고 판단해 비용을 정산하지 않는 개념이다. 넷플릭스가 빌앤킵을 고집하는 논리적 근거는 자체 개발한 'OCA'다. OCA는 넷플릭스가 개발한 CDN(콘텐츠전송네트워크)으로 데이터 전송량을 줄이기 위해 복제 서버를 통신사와 가까운 곳에 두는 것을 일컫는다. 


레이튼 박사는 전송 효율을 높이기 위해 전 세계 142개국에 OCA를 구축한 넷플릭스 행보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OCA는 넷플릭스가 자사 이윤을 극대화하는 방안"이라면서 "오히려 SK브로드밴드는 OCA 설치를 통해 네트워크 유지 보수 등에 필요한 사용료를 받지 못하면서 이익이 저해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레이튼 박사는 넷플릭스의 이중과금 논리에 대해서도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인터넷 망 사업은 신문사와 같은 양면시장으로 봐야 한다"며 "신문사가 한쪽엔 광고주, 다른 쪽엔 구독자를 두고 광고비와 구독료를 받으며 각자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처럼, 망 사업자도 CP와 이용자들에게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요금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에서도 대형 CP에 대한 망 비용 부담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SK브로드밴드처럼 넷플릭스와 전면전을 펼치는 건 아직까지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이번 소송 결과에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레이튼 박사는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소송은 세계 정책 입안자와 망 사업자에 매우 중요한 사건"이라며 "넷플릭스가 자사 사업 이익만을 우선해 시장 경제 논리를 뒤엎으려는 데 대해 피로감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SK브로드밴드 도전은 반가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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