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명 몰린 삼성전자 주총, GOS 질문에 '진땀'
주주 소통 이벤트 마련…노태문 사장 사내이사 선임 반대 시위도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6일 15시 4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6일 개최된 제53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 행사장 (팍스넷뉴스)


[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16일 제53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경기도 수원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는 이른 아침부터 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전날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정점을 찍었음에도 어린아이부터 백발의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주주들을 볼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포토존·응원메시지 월 등 주주와의 소통 강화를 위해 여러 이벤트를 마련했다. 하지만 정작 주주와의 질의응답 시간에는 원론적 답변만 반복하는 등 반쪽자리 소통을 보였다는 참석자들의 불만도 터져나왔다.


◆ '포토존·응원메시지 월' 이벤트, 20~30대 주주 소통강화 노력


이날 삼성전자 주총에 참석한 주주는 총 1600여명으로 지난해 900명의 참석 인원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소액주주의 수는 506만6351명이다. 늘어난 소액주주 수만큼 삼성전자는 수원컨벤션센터 3층과 1층을 모두 대관해 최대한 많은 주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특히 20~30대의 젊은 주주 비중이 늘어난 점을 고려해 주주와의 소통 강화를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한 것이 눈에 띄었다.


수원컨벤션센터 1층 입구로 들어서자 왼편에 '포토존'과 '응원메시지 월'에 주주들이 몰린 것을 볼 수 있었다. 주주들은 포토존 옆에 놓인 '삼성전자 올해도 파이팅' 등의 문구가 적힌 토퍼를 들고 줄지어 사진을 찍었다. 혼자 온 이들은 행사 관계자에게 부탁해 사진을 남기기도 했다.


삼성전자 주주총회 행사장에 마련된 '응원메시지 월' (팍스넷뉴스)

응원메시지 월에는 "반도체 1등은 물론, 그 다음 세대를 위한 쌀을 찾아라", "주식 많이 오르게 해주세요" 등 삼성전자에 바라는 점과 응원을 담은 다양한 주주들의 메시지가 부착됐다. 포토존과 응원메시지 월은 3층까지 총 두 곳에 마련돼 보다 많은 주주들이 행사에 참여할 수 있었다. 부착된 메시지는 전자 표결을 진행하는 60초 동안 참석한 모든 주주들에게 공유됐다. 한 주주는 "직접 적은 메시지를 진행자가 읽어주니, 기분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새로 마련한 이벤트가 효과를 본 셈이다.


◆ GOS 관한 질문엔 "최선의 노력 다하겠다"는 답변 반복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한 의도와 달리 본회의에서 삼성전자 경영진은 주주들과의 소통시간에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하며 진땀을 흘리는 모습이었다. 이날 주총은 오전 9시에 개회해 3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의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내이사 선임 반대 시위 (팍스넷뉴스)

주총장에 참석한 주주들의 관심사는 단연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었다. 주총장인 수원컨벤션센터 3층 입구 쪽에서는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게임최적화서비스(GOS) 사태의 근본 원인인 노태문 삼성전자 사내이사의 선임을 철회하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또한 맞은편 도로에는 '갤럭시 GOS 집단소송 카페'의 항의시위 트럭도 등장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주총장에서도 이어졌다. 의안 표결을 앞두고 주주들은 GOS사태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한 주주가 "GOS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사과할 의향이 있냐"고 묻자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고객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숙여 사과했다. 그러면서 한 부회장은 "고사양 게임은 장시간 일관성 있는 성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적정한도까지 CPU(중앙처리장치)의 성능을 제한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갤럭시 S22 과대광고에 대한 비판이나, 무너진 소비자 신뢰 회복 방안에 대한 질문에는 "소프트웨어도 업데이트하고 GOS에 대한 사과도 했다"며 "앞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한 부회장은 GOS사태에 대한 노태문 사장의 책임을 묻는 질문에는 "노태문 사장은 디지털 리더십을 갖춘 모바일 사업 전문가로 갤럭시S와 폴더블폰 등의 성공을 이끌며 2014년 이후 최고의 실적을 만들어낸 뛰어난 경영자"라고 답했다. 노 사장의 원가절감 전략에 대한 비판에도 한 부회장은 같은 답변을 반복했다. 주총장에 참석한 한 소액주주는 "주주들의 날카로운 질문을 두루뭉술한 태도로 넘긴 것"이라며 "주주와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며 마련한 이벤트 현장과는 상반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노 사장을 포함한 4명의 사내이사(경계현, 노태문, 박학규, 이정배) 신규 선임 건이 원안대로 통과했다. 또한 사외이사(김한조, 한화진, 김준성) 및 감사위원(김한조, 김종훈)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안건도 모두 원안대로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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