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영, 무상증자 단행…IPO 닻 올려
총수일가 구주매출 위한 정지작업 성격인 듯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6일 14시 0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왼쪽부터)이재현 CJ그룹 회장,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 이경후 CJ ENM 부사장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CJ올리브영이 유통주식을 2배로 늘리기 위한 무상증자를 단행한다. 시장에선 CJ올리브영이 오는 3분기로 예정된 기업공개(IPO)에 앞서 오너일가의 승계재원 확보, 공모흥행을 위한 사전정지작업을 벌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오는 29일자로 무상증자를 단행, 1082만8295주의 신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액면가는 주당 500원이며 신주는 현재 주주들이 보유 중인 주식 1주당 1주씩 배정된다. 이번 무상증자로 CJ올리브영의 총 주식수는 기존 1082만8408주에서 2165만6803주로 100% 증가한다. 무상증자를 위한 재원은 54억원 규모의 자본잉여금(주식발행초과금)이 활용된다. 


무상증자 배경에는 오너일가의 원활한 구주매출이 꼽히고 있다. 증자 없이 곧장 IPO를 단행할 경우 승계재원을 마련해야 할 이선호·이경후 경영리더가 구주매출에 애를 먹을 수 있는 까닭이다.



현재 CJ올리브영의 주주구성을 보면 지주사 CJ가 51.15%를 쥔 최대주주이며 이재현 회장의 자녀인 이선호·이경후 경영리더는 각각 11.09%, 4.27%를 보유 중이다. 이밖에 이 회장의 동생인 이재환 CJ파워캐스트 전 대표 등 CJ그룹 특수관계자가 들고 있는 지분은 총 76.81%다.


이런 상황에서 CJ올리브영이 증자 없이 IPO를 단행할 시 주요 주주들이 던질 수 있는 구주는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신주를 1000만주만 발행해도 CJ올리브영의 특수관계자 지분이 38% 수준까지 떨어지는 터라 구주매출은커녕 경영권 방어에 급급한 상황이 된다.


하지만 이번 무상증자로 이들은 CJ올리브영이 같은 규모로 신주를 발행하더라도 51%의 지분을 보유할 수 있다. 이선호·이경후 경영리더가 보유한 소수지분을 구주매출 활용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셈이다.


이번 무상증자는 오너일가의 사정과 함께 공모흥행을 위한 목적에서 실행되는 성격도 지닌다. 유통주식수를 크게 확대해 놔야 공모가가 낮아지고 그만큼 투자자들에게 주목받을 수 있단 점에서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현재 당사 유통주식 수가 매우 적은 만큼 IPO시 주당 공모가가 너무 높게 책정될 수 있다는 부담이 있었고 이를 해소키 위해 무상증자를 단행한 것"이라며 "IPO 시점은 예단할 순 없지만 앞서 밝힌 올해 3분기 내지 연내에 무리 없이 진행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한편 CJ올리브영의 IPO는 이선호·경후 경영리더의 승계재원 마련에 적잖이 도움을 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회사 기업가치가 현재 거론되는 4조원에 달할 시 이들이 구주매출로 벌어들일 현금만 6144억원(이선호 4436억원, 이경후 1708억원)에 달해서다. 이는 선호·경후 남매가 이재현 회장이 보유 중인 지주사 CJ지분(42.07%)을 증여받을 때 내야 할 세금(16일 오전 기준 5957억원)을 완납할 수 있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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