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ENG, 배당금 290억 줄었다
주당배당금 1100원…IPO 철회 이후 현금보유 늘리기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0일 16시 3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현대엔지니어링 사옥. 사진=현대ENG


[딜사이트 이상균 기자] 최근 기업공개(IPO) 추진 계획을 철회한 현대엔지니어링이 주주들에게 지급할 배당금 규모를 1년 전에 비해 300억원 가까이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IPO 연기로 공모자금 조달이 불가능해지면서 당분간 현금보유량을 늘리는 것으로 방향을 수정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23일 서울 종로구 계동에 위치한 본사 2층 대강의실에서 열리는 제21기 정기주주총회 제1호 의안으로 '주당 1100원 배당'을 실시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날 정기주총에는 제2호 의안으로 홍현성 후보와 도신규 후보의 사내이사 선임안, 제3호 의안으로 이사 보수한도 승인안도 다룰 계획이다.


이번 정기주총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현대엔지니어링의 주당 배당금이 1년 전에 비해 크게 감소한 점이다.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의 주당 배당금은 1만5000원으로 올해와는 격차가 컸다. 이는 지난해 9월 현대엔지니어링이 IPO를 앞두고 유통주식 수를 늘리기 위해 주식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 10대 1 비율로 액면분할했기 때문이다. 작년 주식 수를 기준으로 할 경우 올해 주당 배당금은 1100원이 아닌, 1만1000원으로 봐야 한다는 얘기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해도 주당 배당금이 4000원 하락하면서 배당금 총액도 1년 만에 1087억원에 797억원으로 290억원 감소했다. 배당성향도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현대엔지니어링의 배당성향은 63.2%로 설립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1718억원으로 줄어든 반면, 배당금은 1087억원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이 2429억원으로 2020년 연간 기록(1718억원)을 넘은데다 4분기 실적까지 고려하면 3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고려하면 배당성향은 20%대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IPO 추진에 발맞춰 투자자 유치와 주가 부양을 위해 주식 배당금 규모를 확대해온 현대엔지니어링이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일단 IPO 추진 계획을 철회했고 현재로선 재추진 시점을 특정할 수 없는 만큼, 주주환원 보다는 현금 보유량을 늘리는데 초점을 맞췄다는 해석이다. IPO 공모자금을 통해 신사업 투자를 늘리겠다는 계획이 틀어진 만큼, 계획 수정이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배당금 총액을 줄인 것은 지난 2015년 이후 6년만이다. 설립 이후 첫 배당을 실시한 2014년 이후로는 두 번째 배당금 감소가 이뤄진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14년 주당 1만1000원의 중간배당과 주당 1만2000원의 연말배당을 실시하며 화끈한 시작을 알렸다. 첫해에만 주당 2만3000원을 배당해 배당금 총액 1666억원을 기록했다. 배당총액 기준으로는 현재까지도 이때의 기록을 깨지 못하고 있다.


이후 현대엔지니어링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연속으로 주당 1만2000원의 배당을 실시(배당총액 기준 각각 869억원)하다가 2019년과 2020년에는 각각 주당 1만5000원으로 배당액을 올렸다. 배당총액도 1087억원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주당 배당금이 줄어들면서 주요 주주들이 가져가는 배당금 총액도 감소할 전망이다. 지분 38.62%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현대건설의 경우 439억원에서 322억원으로 117억원 줄어든다. 2대 주주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3대 주주인 현대글로비스도 각각 133억원에서 97억원으로 35억원 감소한다. 기아와 현대모비스는 106억원에서 78억원으로,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53억원에서 39억원으로 각각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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