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대형마트]
홈플 이제훈號 1년…흑자가 흑자가 아냐
점포 팔아 낸 순이익…경쟁력 제고 전략 수행 가능할까
이 기사는 2022년 03월 08일 15시 3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이제훈 홈플러스 사장(사진)이 취임 2년차를 맞은 올해도 험난한 여정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 사장은 온라인몰 확장, 오프라인 점포 집객력 강화를 골자로 한 경영능력 재건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지만 회사가 이를 수행할 체력이 남았는지 물음표가 붙고 있는 까닭이다. 실제 홈플러스는 현재 보유 점포를 팔아 이익을 낼 정도로 경쟁력이 훼손돼 있으며 막대한 차입 부담까지 겹치면서 최근 신평사들로부터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받기에 이르렀다.


홈플러스는 2022 회계연도 3분기(2021년 3월~11월)까지 1475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같은 기간 영업적자 규모는 830억원, 금융비용이 2910억원이었단 점을 감안하면 약 6000억원 가량의 일회성 요인 덕분에 흑자를 낸 셈이다.


순이익을 낸 배경에는 자산유동화를 꼽을 수 있다. 홈플러스는 2021 회계연도(2020년 3월~2021년 2월)부터 최근까지 구미점, 대구점, 대전 둔산점, 부산 가야점 등을 세일앤리스백(S&LB, 매각 후 재임차)하거나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영업외이익인 유형자산처분이익이 반영되면서 2021 회계연도 순이익 흑자전환(883억원)을 이뤄냈고 2022 회계연도 역시 흑자를 이어갈 여지도 남겼다.


다만 이제훈 사장 입장에선 이 같은 순이익 기조가 반가울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정작 힘써야 할 대형마트사업이 크게 부진했기 때문이다. 이 사장 취임 1년차인 홈플러스의 2022 회계연도 3분기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9% 줄어든 4조8928억원에 그쳤다. 아울러 8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같은 기간 적자로 전환됐다. 코로나19로 쇼핑 채널의 무게추가 이커머스로 넘어가면서 대형마트가 설 자리를 잃어간 결과다.


이에 이 사장은 올해 신선식품류를 강화한 '메가푸드마켓' 점포를 연이어 선보이는 한편 온라인몰 규모를 확장해 온·오프라인사업에서의 동시 반등을 목표로 내걸었다. 하지만 업계에선 ▲점포투자에 큰 비용이 드는 데다 ▲털어야 할 빚이 많고 ▲S&LB에 따른 추가 부담 등으로 이 사장의 전략이 빛을 발하기 어려울 수 있단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선 홈플러스가 올해 20여개 점포를 메가푸드마켓으로 전환하는 전략부터 양날의 검이 될 것이란 게 업계 시각이다. 식품 카테고리 강화 매장으로 이커머스와 차별화를 둘 수 있단 점은 강점이나 가뜩이나 빨간불이 켜진 재무건전성 개선 여부엔 물음표가 붙어서다. 홈플러스는 작년 11월말 기준 5조1226억원에 달하는 순차입금으로 인해 2022 회계연도 3분기 동안 2712억원을 순이자비용으로 지출했다. 이는 대형마트업계 1위인 이마트가 작년 기록한 영업이익(2660억원)보다도 큰 액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이마트처럼 식품중심 점포로 전환하는 것은 매출 성장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투자시점이 애매하단 게 우려스런 부분"이라며 "점포 투자비용이 우선될 경우 차입금 감축 속도가 지연되는 만큼 리뉴얼 된 점포효과가 이자부담을 어느 정도로 제어할 지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시화점과 울산점, 구미점 등 S&LB로 전환된 점포가 늘었단 점도 부담이다. 전에 없던 임차(리스)료가 발생하는 데다 이들 점포가 부진에 빠질 시 리스자산에 손상차손이 가해질 수 있단 점에서다. 2019년 리스회계도입에 따른 임차료와 손상차손은 모두 영업외비용에 가산되 회사의 순이익 저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하지만 홈플러스 측은 세간의 전망에 대해 크게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점포 리뉴얼에 투입될 비용 대비 회사의 경쟁력 제고 효과가 크게 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차입금도 순차적으로 줄여나갈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올해 메가푸드마켓 전환 투자에 필요한 재원은 이미 마련해 놓은 상태고 해당 점포가 리뉴얼 오픈 이후 호실적을 보였단 점에서 점포전환이 당사의 경쟁력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까지 진행한 자산유동화(매각)와 관련해 아직 잔금이 치러지지 않은 곳이 더러 있다"며 "이를 고려하면 올해 예상된 투자를 진행하면서 차입구조 개선 효과도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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