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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제약
'3년새 7명' 잦은 수장 교체…CEO 무덤?
②사업 연속성↓·주가 변동성↑…기업 이미지에도 타격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6일 16시 0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경남제약은 타 제약사에 비해 유독 수장 교체가 잦은 편이다. 최근 3년 사이에 5번, 총 7명의 대표이사가 경남제약을 거쳤다. 시장은 이에 오성원 경남제약 대표가 'CEO 무덤'이란 오명을 떨치고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1953년 설립된 경남제약은 창업주 양준호 회장이 이끌던 시절만 해도 PM정(무좀약)과 네오마겐(위장약), 레모나 등 간판제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승승장구하던 중견제약사였다.


하지만 2000년 세법 개정으로 증여세가 최대 50%로 치솟았고, 이 문제에 골머리를 앓던 양 회장이 2003년 9월 녹십자상아(현 GC녹십자)에 경영권을 매각하면서 안정적이었던 지배력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실제 경남제약은 녹십자상아 이후에도 HS바이오팜, 마일스톤KN, 블루베리NFT 등을 새 주인으로 맞았고, 이 과정에서 9명의 전문경영인(CEO)이 선임됐다.


눈길을 끄는 건 9명의 CEO 가운데 7명이 2018년 이후 선임됐다는 점이다. 이는 HS바이오팜 시절 자행된 분식회계와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사유로 경남제약이 주식거래정지 상태에 빠지며 경영권 분쟁이 불거졌던 것과 무관치 않다.


HS바이오팜에 이어 경남제약의 최대주주가 됐던 마일스톤KN만 해도 2018년 8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기존 류충호 대표를 해임하고 김태현 대표를 선임했지만 불과 3개월 뒤인 11월 김주선 대표로 수장을 교체했다.


당시 시장에선 마일스톤KN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상장폐지를 막기 위함이란 반응을 보였다. 김태현 대표가 안양샘병원 센터장 등에서 근무한 박사 출신인데 반해, 김주선 대표는 한샘도무스 등을 거친 CEO 출신이니 만큼 실적 개선과 경영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수장 교체를 단행한 것으로 내다본 까닭이다.


결과적으로 마일스톤KN의 이러한 노력 덕에 경남제약은 2019년 1월 코스닥시장위원회로부터 개선 기간을 부여받고 기사회생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같은 해 4월 임원의 횡령·배임 혐의 발생과 2018년 감사인으로부터 감사보고서 한정의견을 받으면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추가로 발생했다.


이 문제로 2019년 5월 경남제약의 최대주주는 다시 마일스톤KN펀드에서 블루베리NFT(당시 바이오제네틱스)로 바꼈고, 대표이사도 김주선 씨에서 블루베리NFT 출신인 하관호‧안주훈 씨로 변경됐다.


이후 경남제약은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경영정상화가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상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경남제약은 두 대표 체제가 들어선 지 10개월여 만에 또다시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2020년 3월25일 정기주주총회에서 하관호‧안주훈 대표가 사임하고 휴온스 마케팅 본부장과 대한뉴팜 대표를 지낸 바 있는 배건우 씨가 취임한 것.


경남제약은 이에 대해 두 대표 모두 일신상의 사유로 그만두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관호‧안주훈 대표가 경남제약 김병진 회장의 측근이고, 주총 다음날인 26일 블루베리NFT 대표이사 자리도 내려놓을 걸 보면 김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인사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배 대표를 선임한 이후 경남제약은 BTS를 모델로 기용하고, GMP 생산시설을 보강하면서 2020년 2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 일시적으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그 역시도 임기 2년을 채우지 못한 채 지난해 9월 퇴임했다.


현재 경남제약의 수장은 이 회사의 최대주주인 블루베리NFT 대표를 역임 중인 오성원 대표이사가 겸임 중이다. 오 대표는 제약산업 보다 자금조달 및 기업 인수·합병에 밝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경남제약이 재매각 되는 것 아니냐는 루머가 시장에 돌기도 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최대주주나 대표이사가 자주 변경되면 사업 연속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경영이 불안해지면 주가 변동성도 커질 가능성고, 이는 기업 이미지 타격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 대표이사 변경을 자주한 기업 중에는 부도설에 휩싸이거나 상장폐지 기로에 선 곳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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