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거래소의 '바이오' 산업 이해도
'상폐 결정' 신라젠과 '상장유지' 가능성 큰 오스템의 차이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7일 14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민승기 차장] 기업의 운명을 결정하는 '상장폐지'라는 길목에서 극명한 차이를 드러낸 2개의 기업이 있다. 바로 신라젠과 오스템임플란트다.


신라젠 주주들은 상장폐지 결정에 거래소를 상대로 '형사고발'하는 방안까지 검토중 이다. 반면 오스템임플란트 주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아직 상폐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우 거래재개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지난 24일 거래소는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한 실질심사 대상여부 결정을 한차례 미뤘다. 거래소 담당 임원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오스템임플란트가 너무 촉박하게 서류를 제출해 연기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신라젠과 매출 등의 상황이 달라 상장폐지까지 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질심사와 상장폐지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야 하는 임원이 먼저 나서서 결과를 말해준 셈이다. 


직원 개인이 약 2000억원 가량을 횡령했지만 이중 절반 이상(1400억원)을 회수할 수 있고, 매출 발생이 가능한 기존 사업영역이 존재하기 때문에 상장유지가 마땅하다고 본 것이다.  


그렇다면 신라젠은 어떠할까? 전 경영진의 배임 혐의로 거래가 정지된 신라젠은 실질심사 과정에서 크게 3가지 개선사항이 생겼다. ▲최대주주 교체 ▲부족한 자금 확보 ▲영업의 지속성 입증 등이 그것이다.


신라젠은 1년의 개선기간 동안 최대주주를 엠투엔으로 교체했고 1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바이오 기업의 영업 핵심인 기술력을 입증하기 위해 전직원이 기술평가를 받는데 집중했다.


그러나 돌아온 결과는 상장폐지다. 그 사유는 개선계획서와 이행내역서간 임상 종료 시기의 차이다. 신라젠은 임상 과정에서 유효성이 확보돼 확대 임상을 결정하게 됐고 해당 임상을 진행해야 하는 이유를 적극 소명했지만 설득되지 않았다. 거래소 입장에서는 임상의 중요성보다 애초에 제시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


신라젠은 엠투엔으로 받은 투자금을 비롯해 전환사채(CB), 네오이뮨텍 지분 등을 합하면 오스템임플란트와 비슷한 1400억원 가량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건강기능식품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어 이미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다면 이제 오스템임플란트와 신라젠간 남은 차이점은 '바이오' 뿐이다. 결국 신라젠이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 등 추상적인 부분을 버리면 거래소 역시 거래재개를 내릴 수 있다는 말이 된다.


흔히 바이오를 꿈의 산업이라고 부른다. 성공의 문턱이 매우 좁지만 성공시에는 매우 큰 결실이 따라오기 때문이다. 


상폐의 이유가 된 신라젠의 임상 역시 이 같은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일 뿐이다. 바이오 산업에만 유독 높은 허들이 있다는 주주들의 성토가 왠지 더 와닿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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