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그룹 새 먹거리 전략]
삼성전자, 로봇 양산하고 6G 선점 나선다
'뉴삼성' 기치…시스템반도체, 바이오, 로봇, AI, 차세대 통신 등 드라이브
이 기사는 2022년 01월 05일 10시 2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왼쪽부터)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삼성전자 제공)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2022년 우리는 다시 한번 바꿔야 한다"


삼성전자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과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이 최근 공동명의 신년사에서 강조한 대목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뉴삼성'을 거듭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거대한 산업 패러다임 전환기 속에서 빠르게 변화하지 못하면, 다가올 미래엔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파격적인 사장단 인사와 인사제도·조직개편을 마무리하고 로봇 등 신수종 사업도 낙점하면서 '새로운 삼성' 도약을 위한 발판을 다졌다. 삼성전자는 앞서 발표한 바와 같이 시스템반도체, 바이오, 로봇, 인공지능(AI), 차세대 통신 등을 중심으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 신수종사업 낙점 '로봇'…올 상반기 양산 돌입


삼성전자는 5~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2'에서 인터랙션 로봇 '삼성 봇 아이(Samsung Bot i)'를 최초로 공개한다. 삼성 봇 아이는 사용자 곁에서 함께 이동하며 보조하는 기능과 사용자가 원격지에서 로봇을 제어할 수 있는 '텔레프레즌스(Telepresence)' 기능을 탑재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매년 CES를 무대로 △돌봄 로봇 '삼성봇 케어'(CES 2019) △지능형 컴퍼니언 로봇 '볼리', 착용형 보행보조 로봇 '젬스'(CES 2020) △가정용 서비스 로봇 '삼성봇 핸디'(CES 2021) 등을 선보여 왔다. 이번 CES에서도 인터랙션 로봇 '삼성 봇 아이'를 공개하면서 가정용 '라이프 컴패니언(Life Companion)' 로봇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나타낸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중 로봇 양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CES를 통해 연구 단계의 로봇을 시제품으로 선보이던 단계에서 나아가 본격적인 사업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태스크포스(TF) 조직으로 운영되던 로봇 조직도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로봇사업팀'이라는 정식 조직으로 격상된 바 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모바일 △가전 등 기존 주력 사업을 넘어 미래 신수종 사업으로 로봇을 선정하고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장조사업체 모르도르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에 따르면 글로벌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235억7000만달러(약 27조8000억원)에서 연평균 44.9% 성장해 오는 2026년엔 약 2126억1000만달러(약 251조2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산업용 로봇 시장과 달리 가정용·서비스용 로봇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시장을 선점한 기업이 없는 상태다. 국내에서는 LG전자가 삼성전자에 앞서 2020년 'LG 클로이'라는 통합 브랜드를 내세워 △LG 클로이 서브봇 △LG클로이 살균봇 △LG클로이 가이드봇 등을 연이어 출시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잇따라 주요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로봇'을 선정하면서 가전, 스마트폰 등에 이어 로봇 시장에서 양사가 다시 한 번 맞붙을 전망"이라면서 "각사 로봇이 제공하는 서비스 분야는 조금씩 다른 것으로 보이지만, 무언의 경쟁 속에서 국내 로봇 시장의 경쟁력도 한층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진 오른쪽부터) 인터랙션 로봇인 '삼성 봇 아이(Samsung Bot i)'와 'AI 아바타', 가사 보조 로봇인 '삼성 봇 핸디(Samsung Bot Handy)'가 CES 2022에서 공개된다.(사진=삼성전자)

◇ 기기 곳곳에 스며든 AI…'팀삼성' 구심점 역할 맡는다


삼성전자의 AI 기술은 가전('SmartThings'), 스마트폰('빅스비') 등 삼성전자 기기 대부분을 관통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기기간 연결성이 미미한 데다가 사용자들의 실질적인 활용도 많지 않은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AI 적용 분야를 로봇까지 확대하고, 나아가 '팀삼성'이라는 기치 하에 다양한 기기와 AI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삼성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AI 청사진은 이번 CES 2022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된다. 삼성전자는 독자적인 AI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낸 'AI 아바타'를 이번 CES에서 공개한다. 'AI 아바타'는 대화·음성 인식을 기반으로 가장 가까이에 있는 스마트 기기를 연결, '삼성 봇 아이'나 '삼성 봇 핸디' 등 가정용 로봇이 명령을 수행하도록 한다. 즉 'AI 아바타'를 구심점으로 TV와 가전, 모바일, 로봇 등이 유기적으로 연동될 수 있다는 미래 모습을 제시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AI와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해 △'IoT 허브' 기능으로 간편하게 스마트 홈 환경을 구현할 수 있는 2022년형 스마트 TV △사용자의 선호도와 냉장고에 있는 식자재를 분석해 최적의 레시피를 추천해주고 조리기기와 연결해 주는 '스마트싱스 쿠킹' △최대 2개월간의 전력 사용량을 분석해 에너지 절약 계획을 세워주는 '스마트싱스 에너지' 등도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TV·가전·모바일 등 다양한 기기를 '스마트싱스(SmartThings)'로 연결해 고객에게 하나의 팀처럼 유기적인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팀삼성'의 차별화된 연결 경험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미국 출장 중 세계 1위 통신사업자인 버라이즌 본사를 찾아 한스 베스트베리 최고경영자(CEO) 등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의 협력 방안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삼성전자 제공)

◇ "6G 주도권 선점"…2028~2030년 상용화 앞두고 기술개발 박차


삼성전자는 6세대(6G) 이동통신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기술개발에도 속도를 끌어올린다. 6G는 데이터 전송 속도가 초당 1000Gbps(기가비트)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차세대 무선통신 기술이다. 현재 서비스 중인 5G(최대 20Gbps) 보다 이론상 50배 빠르다. 6G가 상용화되면 초고속·초지연 통신을 기반으로 자율주행차·메타버스 등 혁신적 기술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6G는 현재는 기술 표준화를 논의하는 단계로, 업계 안팎에서는 상용화 시점을 2028~2030년 사이로 전망한다. 아직 6G에 대한 국제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선제적인 주도권 확보가 필요하다는게 업계 시각이다. 특히 통신장비 분야 세계 1위인 중국 화웨이가 미국 제재로 입지가 약화되면서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찍이 삼성전자는 5G가 상용화됐던 2019년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통신연구센터를 설립, 6G 선행 기술 연구를 시작한 바 있다. 2020년 7월에는 '6G 백서'를 발표하고 글로벌 표준화와 기술개발 생태계를 주도적으로 끌어갈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6월에는 캘리포니아주립대(UCSB)와 함께 6G 테라헤르츠(㎔) 대역 15m 거리에서 6.2Gbps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데 성공했고, 11월에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6G 실험을 위한 전파 사용 승인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8월 향후 3년간 총 24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스템반도체, 바이오, 인공지능(AI), 로봇 등과 함께 차세대 통신(6G)을 투자 분야로 선정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말 청와대에서 열린 오찬 간담회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에게 "내부적으로 6G에 대비하고 있다"며 "통신은 선제적으로 투자를 해놔야 아쉬울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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