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연임' 이현승, KB자산운용 도약 이끌까
단독대표 첫 해 만년 4위→ 3위로, 리츠·ETF 점유율 등 과제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9일 16시 5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연말을 맞아 CEO들의 인사이동으로 분주한 운용업계에서 KB자산운용 이현승 대표(사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상위권 운용사 수장들의 줄교체가 이어진 가운데서 연임에 성공했다. KB자산운용을 업계 3위 반열에 올린 공로를 인정받으며 '장수 CEO' 타이틀을 유지하게 된 이 대표가 내년에도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9일 KB자산운용에 따르면 최근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 최종 심사와 주주총회를 열고 KB금융지주에서 대표이사로 추천된 이현승 대표의 연임을 확정했다.


이 대표의 연임은 경쟁 관계에 놓여있는 상위 5개 운용사들의 CEO가 줄줄이 교체된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 더욱 돋보인다. 업계 1위 삼성자산운용은 심종극 대표가 2년 만에 물러나고 삼성증권 출신의 서봉균 전무를 수장으로 맞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6년간 이어져 온 김미섭‧서유석 체제의 막을 내리고 새로운 투톱(최창훈‧이병성) 체제를 구축했다. 신한자산운용은 이창구 대표를 대신해 조재민 전 KB자산운용 대표를 깜짝 발탁했다. 취임 기간이 6개월에 지나지 않아 인사 대상이 아니었던 한화자산운용의 한두희 대표를 제외하면 나홀로 연임에 성공한 셈이다.


이 대표는 KB자산운용을 업계 3위 반열에 올린 공로를 인정받아 연임 문턱을 넘을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KB자산운용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동안 만년 4위(운용자산‧AUM 기준)에 머물렀다. 이 대표(대체투자)가 조재민 전 대표(주식‧채권)와 각자대표를 맡았던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도 순위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올해 이 대표가 단독 경영을 맡게 되면서 KB자산운용은 숙원이었던 3위 자리를 꿰차는 데 성공했다.


실제 지난 27일 기준, KB자산운용의 운용자산은 127조9556억원으로 삼성자산운용(295조6305억원)과 미래에셋자산운용(168조8971억원)의 뒤를 잇고 있다. 채권형 자산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연말 때 보다 운용자산을 무려 35조2775억원을 늘렸다. 이는 360여개에 달하는 국내 운용사를 통틀어 가장 많은 증액분이다. KB자산운용이 지난 3분기에 전년동기대비 55.5% 증가한 순이익(597억원)을 거두며 역대 최대 실적을 예고할 수 있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단독대표 2년째를 맞게 된 이 대표가 KB자산운용에 새로운 성장 엔진을 장착할 수 있을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KB자산운용이 '톱3' 지위를 굳히기 위해서는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는 ETF(상장지수펀드)에서의 경쟁력 제고가 수반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KB자산운용 STAR ETF의 시장 점유율은 8% 수준으로 삼성자산운용의 KODEX(42.7%),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35.06%)와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획기적인 테마형 상품, 액티브 ETF 라인업 확충 등 올해 선언한 최저보수에 버금가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울러 이 대표가 강점을 발휘 해 온 대체투자 부문의 도약도 성사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새 먹거리가 될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를 안착시키는 일이 선결 과제로 꼽힌다. KB자산운용은 리츠 AMC(자산관리회사)를 획득한 지 1년 만인 지난 9월에서야 첫 번째 리츠(KB운용1호)를 선보였다. 이외에도 글로벌 운용사 뱅가드와 결별을 선언하며 독자 노선을 걷게 된 TDF(타깃데이트펀드)의 안정적 운용도 병행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KB자산운용 관계자는 "2호 리츠를 선보이기 위해 시장성이 있는 매물을 물색하고 있다"며 "ETF도 내년에 특별한 전략이 있는 건 아니지만 액티브형 위주로 신상품을 선보여 점유율을 끌어 올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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