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0대 기업, 여성 사외이사 1년간 2배↑
ESG경영·자본시장법 개정안 영향…가스공사, 여성 사외이사 가장 많아

[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국내 100대 기업 중 여성 사외이사 숫자가 지난해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가 발표한 '2021년 기준 국내 100대 기업 사외이사 현황 분석'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100대 기업의 사외이사는 총 448명이다. 이 중 여성 사외이사는 67명(15%)으로 집계됐다. 작년에 조사된 35명(7.1%)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아진 숫자다.


특히 올해 처음 선임된 사외이사 중 여성은 42명으로 기업들이 이사회에서 여성의 비율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이 같은 속도라면 내년 상반기 중에는 국내 100대 기업 내 여성 사외이사 비중이 20%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100대 기업 사외이사 성별 비율 현황 (유니코써치 제공)

100대 기업 중 올해 여성 사외이사 숫자가 가장 많은 곳은 한국가스공사다. 한국가스공사의 사외이사는 총 8명인데 이중 3명이 여성이다. 이어 삼성전자, 한국전력(한전), S-Oil, 금호석유화학의 여성 사외이사는 각 2명씩이다.


이번에 조사된 국내 100대 기업 내 여성 사외이사 67명을 출생년도 별로 살펴보면 1960년대 출생자가 36명(53.7%)으로 가장 많았다. 1970년대 이후 출생자는 23명(34.3%)으로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1년 사이 1960년대생은 60%에서 53.7%로 낮아진 반면, 1970년대생은 25.7%에서 34.3%로 늘면서 사외이사 연령대가 낮아졌다.


100대 기업 여성 사외이사 비중 변화 (유니코써치 제공)

여성 사외이사가 증가한 배경은 내년 8월부터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르면 내년 8월부터 자산 2조원이 넘는 대기업은 이사회를 특정 성별로만 구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성 사외이사 비율은 높아졌지만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모두 포함한 전체 이사회에서 여성의 비율은 여전히 낮다. 전체 이사회 772명 중 여성은 71명(9.2%)으로 조사됐다. 앞서 조사된 사외이사 67명을 제외하면 여성 사내이사 수는 4명에 불과한 것이다.


국내 100대 기업 이사회의 여성 비율은 10%를 넘지 못한 반면, 미국에선 이미 10년 전 10%대를 넘어섰다. 올해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 소속된 기업의 전체 이사 중 여성 비율은 30%를 넘었다. 지난해 기준 영국(34.3%), 프랑스(43.3%), 독일(25.2%)의 상장 기업 이사회 내 여성 이사의 비율도 국내 기업 보다 월등히 높았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이사는 "최근 ESG경영 열풍과 내년 자본시장법 개정안 시행 등을 앞두고 국내 재계에서 여성 사외이사를 영입하려는 열기가 뜨겁다"면서 여성 사외이사를 늘리기 위해 "향후 더 많은 우수한 여성 사외이사 인재를 육성하고 교육하는 프로그램 등을 체계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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