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국내 미술품 경매회사 케이옥션의 코스닥 입성 도전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올해 미술품 경매시장 회복세에 힘입어 실적이 큰 폭으로 증가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공모 흥행 전망은 회의적이다. 내년 대형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숨 고르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케이옥션은 내년 1월6일부터 이틀간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총 공모주식은 160만주(신주발행 128만, 구주매출 32만), 공모가 희망밴드는 1만7000~2만원이다. 회사는 공모가 확정 뒤 같은 달 12~13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대표 주관사는 신영증권이다.
시장에서는 미술품 경매시장 회복세에 따른 케이옥션의 실적 개선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한국미술시장정보시스템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 규모는 1448억원으로 전년대비(478억원) 202% 증가했다. 케이옥션도 올해 3분기 말 매출액 227억원, 영업이익 102억원을 거두며 전년대비(126억원, 6억5000만원) 각각 99%, 1515% 성장했다. 같은 기간 낙찰총액 역시 1005억원으로 지난해 총액(482억원)을 넘었다.
재무구조 개선도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케이옥션은 올해 상장을 앞두고 자산재평가를 진행했다. 토지재평가(151억원), 상환전환우선주 보통주 전환(203억원) 금액을 자본총계에 반영하며 지난해 말 246.2%였던 부채비율을 올해 3분기 말 기준 52%로 크게 낮췄다. 동종업계 평균 123.2%보다 낮다.
케이옥션은 실적과 재무구조를 개선했지만 기업가치는 보수적으로 책정했다. 회사는 주당 평가액 2만8660원에 할인율 30.22~40.68%를 반영했다. 올해 코스닥 시장에 신규상장한 기업 평균 할인율 21.9~33.59%보다 10%가량 높은 수치다. 기업가치 대비 낮은 공모가로 투자심리를 모으겠다는 의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케이옥션이 실적 상승과 더불어 자산재평가를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케이옥션이 과점 시장 내 2위 업체이지만 보수적으로 공모가를 책정한 점은 긍정적이다"고 전망했다.
공모 흥행에는 다소 회의적인 전망이 나온다. 내년 초 LG에너지솔루션을 시작으로 현대엔지니어링 등 조단위 대형 IPO가 예정된 만큼, 투자자들이 선택과 집중에 나설 수 있어서다. 특히 케이옥션 공모 청약일(12~13일)은 LG에너지솔루션(18~19일) 공모청약을 앞둔 시점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공모청약에 적극적으로 나설 이유가 떨어지는 셈이다.
비교기업인 서울옥션 주가에 대체불가능토큰(NFT) 사업 영향이 반영된 점도 공모 흥행 변수로 꼽힌다. 서울옥션은 NFT 거래에 힘입어 연초 7000원이었던 주가가 최근 2만8000원대로 급등했다. 이에 힘입어 최근 두나무와 손잡고 NFT 작품 거래 플랫폼 서비스를 시작했다.
케이옥션은 NFT 시장 진출은 없다는 입장이다. 케이옥션 관계자는 "현재 NFT 사업 진출 계획은 없고 K-OFFICE 등 기존 플랫폼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옥션과 달리 신사업 계획이 없어 투자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내년 IPO 시장이 이미 역대 최대 규모를 예고한 만큼, 업종·기업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며 "케이옥션이 사업 측면에서 투자자에게 충분한 매력을 보이기에는 부족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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