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펼친 LX그룹
반도체·물류사업, 캐시카우 '자리매김'
①지주사 출범 8개월째 계열사 실적 '순항'…사업영역 확장 적극 추진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4일 15시 5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X그룹이 지난 5월 LG그룹에서 분리돼 신설 지주사로 출범한 지 8개월차에 접어들었다. LX그룹 계열사들은 LG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반도체, 물류 등을 주축으로 신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계열분리를 위해 풀어야 할 과제로 꼽혔던 구본준 LX 회장과 구광모 LG 회장의 지분 정리도 마무리했다. 공정거래법상 계열 분리 요건이 충족된 만큼, 구본준 회장은 앞으로 그룹 경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팍스넷뉴스는 LX그룹의 사업구조와 성장 가능성을 시리즈로 짚어본다. [편집자주]


구본준 LX그룹 회장

[딜사이트 설동협 기자] LX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출범 초기 호실적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기존에 LG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일부 계열사는 LX로 이동한 뒤 성장세에 가속이 붙으면서 그룹의 핵심 '현금줄'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모양새다. 


LX그룹은 지난 5월1일자로 지주사인 'LX홀딩스'를 통해 공식 출범했다. 이후 7월 1일 기준으로 계열사들의 사명이 LX로 바뀌며 본격 진용을 갖췄다. 출범 당시 LX그룹이 거느린 계열사는 ▲인터내셔널(옛 LG상사, 판토스 포함) ▲하우시스(옛 LG하우시스) ▲세미콘(옛 실리콘웍스) ▲MMA(옛 LGMMA) 등 총 4곳이다. 


◆ LX인터내셔널·세미콘 성장세…하우시스는 '주춤'


14일 LX그룹에 따르면 각 계열사는 지난 3분기 실적을 통해 LX로 넘어온 뒤 3개월치 실적이 온전히 반영된 첫 성적표를 받아든 상태다. 대부분의 계열사들은 기대를 충족하는 호실적을 냈다는 평가다.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LX인터내셔널은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4조4948억원, 영업이익 209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42.4%, 500.5% 늘어난 수치다. LX인터내셔널의 실적 호조는 에너지·팜, 생활자원·솔루션 등 전사업 부문의 개선 덕분이다.


LX인터내셔널의 자회사 LX판토스가 담당하는 물류 사업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물류 부문은 3분기 영업이익만 전년 동기대비 104% 가량 증가한 975억원이다. LX인터내셔널 전체 영업이익 중 절반 가량이 물류사업에서 발생했다는 의미다. 



LX하우시스는 3분기 매출액 8683억원, 영업이익 112억원을 올렸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2.6%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60.2% 줄었다. 당초 LX하우시스는 LX인터내셔널과 더불어 LX그룹의 핵심 계열로 주목받던 곳이다. 매출 규모만 놓고 보면 인터내셔널 다음으로 2위를 차지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최근 한샘 인수 계획 무산과 더불어 아픈손가락으로 꼽히는 자동차소재 매각 등이 중단되면서 그룹의 주력 계열사 노릇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계열사는 LX세미콘이다. LX하우시스가 주춤세를 보이는 사이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떠오르고 있다. 


LX세미콘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37.6% 늘어난 5054억원이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66% 늘어난 1290억원을 거뒀다. 눈길을 끄는 것은 수익성 개선이다. 올 3분기만 놓고 보더라도 이미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942억원)을 상회하고 있다. 올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으로 보면 전년 동기대비 308.7% 늘었다. 


LX세미콘은 국내 아날로그 반도체 팹리스(설계) 업체로, 사업 특성상 생산 설비가 필요치 않아 비용 세이브가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LX세미콘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25.5% 가량이다. LX그룹의 맏형격인 LX인터내셔널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4%대에 불과하다. 


특히 LX세미콘의 영업이익률이 LX그룹으로 편입된 이후 급성장하고 있다. 당초 LG 계열사에 머물던 지난 1분기까지만 하더라도 LX세미콘의 영업이익률은 10% 중반대에 불과했다. 이후 올 2분기 21% 가량의 이익률을 올린 뒤, 지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LX세미콘이 LX인터내셔널에 이어 LX그룹의 미래 핵심 캐시카우로 손꼽히는 이유다.


LX MMA의 경우 3분기 매출 1983억원, 영업이익 459억원을 기록했다. 올들어 3분기까지 누적 기준으로 보면 5474억원의 매출과 135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상태다. 이는 지난해 LX MMA의 연간 실적(매출 5423억원, 영업이익 775억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수익성으로만 보면 LX하우시스를 웃돌고 있다. 


◆ LX홀딩스, 출범 후 누적 지분법이익 1300억원


LX그룹 계열사들의 대체적인 호실적 영향으로 지주사인 LX홀딩스의 실적도 양호한 모습이다. LX홀딩스는 출범일인 5월 이후 올 3분기까지 누적 지분법이익만 1300억원을 올리게 됐다. 


종속회사의 지분법손익은 모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엔 영향을 주지 않지만, 당기순이익의 경우 지분법 평가이익을 적용받는다. 출범 초기부터 지주사가 안정적인 현금 수급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재무건전성이 더욱 우량해질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선 LX그룹이 향후 LX인터내셔널과 LX세미콘을 주축으로 사업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새 주력 계열사로 떠오른 LX세미콘의 행보도 관전포인트다. 


전망도 밝다. LX인터내셔널의 경우 물동량 성수기와 더불어 신규 사업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LX세미콘은 기존 디스플레이구동장치(DDI) 사업 외에도 신규 사업 진출에 나설 조짐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X세미콘은 향후 LX그룹의 성장을 견인할 계열사 내 핵심 위치에 있다"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준비 중인 여러가지 신사업도 점차 구체화하고 있어 재평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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