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NFT와 메타버스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가상자산 시장 발전 원동력 vs 반짝인기 편승한 주가·코인 시세 상승 목적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9일 08시 4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가영 기자] 최근 주식과 가상자산 시장을 뜨겁게 달구는 단어가 있다. NFT(대체불가능한 토큰)과 메타버스가 그것이다. 기업들의 신사업에 NFT와 메타버스만 붙이면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관련된 코인의 시세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에서는 NFT와 메타버스에 대한 열기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지스타에서 진행된 컨퍼런스 주제는 대부분 메타버스, NFT와 관련된 것이었다. 특히 NFT 게임의 대표주자인 더샌드박스와 위메이드 발표 현장에는 앉을 자리가 없어 뒤에 서서 듣는 관객이 많을 정도로 관심이 집중됐다.


앞서 지난 2019년 지스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당시만 해도 블록체인 게임에는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 그나마 있던 소수 블록체인 게임 발표는 가장 작은 세미나룸에 배정됐다. 이 마저도 관객이 열 명도 채 되지 않아 적막 속에서 발표가 진행됐던 기억이 난다. 불과 2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NFT와 블록체인이 게임시장의 키워드로 부상한 셈이다.


지금처럼 가상자산이 주목받은 적이 있었던가. 언제나 사기와 불법 등의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가상자산 시장이 NFT와 메타버스를 통해 주류로 편입되는 모습이 우선은 반갑다. 넷마블, 엔씨소프트, 게임빌 등 게임사를 필두로 SM엔터테인먼트, 하이브 등 연예기획사를 비롯한 여러 기업들이 앞다퉈 가상자산 시장에 진출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 이로서 가상자산 시장은 제도권에 한 발짝 더 가까워졌다.


다만 지금까지 가상자산 시장의 변화를 지켜봤기에 또다시 투기로 얼룩지고 반짝 인기만 누리다가 오히려 시장 성장이 가로막힐 수 있다는 불안감도 든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모 게임사가 실제 NFT를 활용한 P2E(Play To Earn,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버는 것) 게임을 개발할 기술력이 없음에도 주가 방어를 위해 NFT를 이용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또한, 여러 기업들이 메타버스에 대한 정의와 이해가 부족한 상태로 단순히 아바타만 적용한 엉성한 플랫폼을 만들어 '메타버스'라며 홍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각 기업들이 같은 분야에 뛰어들어 경쟁하며 시장을 발전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지금은 메타버스와 NFT의 본질을 꿰뚫지 못하고 주가와 코인 시세 상승을 위해 개념만 빌려오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메타버스와 NFT는 새로운 기술이자 시장이기 때문에 깃발을 먼저 꽂는 사람이 승자라는 인식이 많다. 실제로 NFT 게임을 주도했다고 평가받는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지스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참여해 "메타버스에 대한 정의는 아직 통일되어있지 않다. 논쟁은 의미가 없고, 누가 가장 메타버스를 잘 구현하는지가 중요하다"라며 "이 시장은 먼저 진입하는 업체일수록 더 빠르게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웰메이드 게임이 결국은 성공한다"고 말했다. 


장 대표 역시 시장에 빨리 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가 전한 말의 핵심은 '잘해야 한다'라는 것이다. 메타버스와 NFT의 인기에 잠깐 편승하려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서비스를 개발해야만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현재의 흐름을 잘 타서 메타버스라는 신대륙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국내 기업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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