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銀, 씨티銀 WM 철수에 '반사익 노린다'
SC제일銀, 한때 씨티銀 WM 인수 협상···이제는 씨티銀 PB 모셔오기 총력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9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강지수 기자] 한국씨티은행이 소비자금융에서 철수하면서 기존에 강점을 갖던 WM(자산관리) 부문에 대한 시중은행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WM부문을 주력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는 SC제일은행이 반사이익을 노리면서 씨티은행 PB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이 국내에서 여·수신을 비롯한 WM, 카드부문 등 소비자금융 사업을 접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씨티은행 WM 고객들과 PB들의 향후 행보에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분위기다.


씨티은행의 WM부문은 소비자금융 중에서도 가장 강점을 갖는 부분으로 꼽힌다. 국내에 프라이빗뱅커(PB) 인프라를 처음으로 도입하고, 글로벌 영업점을 활용한 해외펀드 판매채널이 다양하다는 등의 강점을 갖고 있어 과거부터 다수의 고액자산가 충성고객들을 유치해 왔다.


이같이 뚜렷한 강점을 갖고 있는 만큼 씨티은행 WM부문은 타 금융사에 분리 매각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앞서 같은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 또한 마지막까지 씨티은행의 WM부문 인수를 유력하게 검토한 금융사였다. SC제일은행의 WM부문은 타 시중은행 대비 자산이나 수익 규모가 적다. 그러나 시중은행과의 여수신 경쟁에서의 차별화를 위해 모기업과 연계한 글로벌 투자전략 등에 강점을 갖고 있다는 점 등을 강조하며 WM부문 강화에 연일 힘을 쏟고 있다. 


이번 씨티은행 출구전략이 소비자금융 전체 청산으로 가닥이 잡히자 SC제일은행은 씨티은행 PB 유치를 위해 높은 인센티브를 내세우며 '통 큰 제안'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부분의 국내 시중은행들은 조직성과급제를 시행하고 있어 PB영입을 위한 고연봉 조건을 내세우기 어렵지만,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은 개인별 성과급제를 시행하고 있어 높은 인센티브를 조건으로 걸고 PB영입을 제안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력있는 PB영입은 씨티은행의 고액자산가 고객 영입과도 연관돼 있어 금융권의 관심이 더욱 높다. 특히 SC제일은행은 씨티은행과 같은 외국계 은행이기 때문에 글로벌 투자전략 등에 강점을 갖는 은행을 선호하는 고객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물론 일각에서는 SC제일은행의 WM 부문 인지도가 씨티은행보다 높지 않은 만큼 외국계 은행이라는 이유만으로 씨티은행 고객들을 유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기도 한다. 아울러 씨티은행 철수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소매금융 사업을 펼치는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때문에 WM부문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는 SC제일은행이 PB영입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씨티은행 고객 중에는 오랫동안 한 곳을 이용해 온 충성고객들이 많아 사실상 고객들도 담당 PB를 따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SC제일은행은 WM부문 강화에 연일 힘을 싣고 있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올해 과제로 ▲디지털 ▲중산층까지 확대한 자산관리 서비스 ▲글로벌 기업금융을 강조한 바 있다. 올해 3분기에는 양호한 WM부문 수익성을 바탕으로 외환 트레이딩 부문 실적 감소에도 비이자이익 감소세를 방어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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