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파격 인사,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내정자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다. 최 내정자가 만 40세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의 여성으로서 거대 IT기업인 네이버의 새 CEO로 낙점됐기 때문이다.
최 내정자가 네이버에서 일한 기간도 비교적 짧은 편이다. 전체 근무기간은 6년이지만 2005년 사원으로 입사해 4년여 동안 일했던 것을 빼면 임원으로서의 경험은 2년 정도다.
다만 최 내정자는 네이버에 다시 합류한 뒤 이해진 최고투자책임자(GIO)가 진두지휘하는 글로벌 사업 지원을 뒷받침해왔다. 글로벌 사업 확장에 필요한 자본시장 업무경험도 풍부하다.
네이버가 최 내정자로 대표되는 새로운 리더십을 바탕으로 경영 쇄신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 최수연의 키워드는 젊음과 글로벌
"더욱 젊고 새로운 리더들이 나타나 회사를 이끄는 전면 쇄신을 해야 한다."
이 GIO가 7월 네이버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했던 말이다. 당시 네이버가 직장 내 괴롭힘 논란에 휩싸인 상황에 대응할 새 리더의 요건으로 '젊고 새로운'을 제시한 셈이다.
최 내정자는 이 GIO가 꺼내든 요건을 갖춘 인사로 평가된다. 그는 1981년생으로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 태생을 아우르는 MZ세대에 속한다.
네이버 3분기 사업보고서에 명시된 주요 경영진과 리더 125명 가운데 여섯 번째로 어린 사람이기도 하다.
최 내정자는 네이버 안팎에서 글로벌 사업과 관련된 경력을 주로 쌓았다. 현재 네이버가 글로벌 사업의 전진기지 역할로 재편되고 있는 점과 맞닿아 있다.
최 내정자가 이끈 글로벌사업지원부는 네이버의 각종 해외 사업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 GIO도 최 내정자를 상당히 신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본시장에 관련된 법률 전문가이기도 하다.
2019년 11월 네이버에 다시 합류하기 전에는 법무법인 율촌에서 7년 동안 변호사로 일했다. 이때도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 등 굵직한 인수합병 거래에 참여했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하고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해외파이기도 하다.
변호사 시절 미국 인수합병 거래에 관련된 뉴스레터를 한 매체에 싣는 등 해외 자본시장에 관련된 전문성도 보여줬다.
◆ 경영 쇄신과 해외 사업, 두 마리 토끼 쫓는다
최 내정자의 강점은 곧 그의 과제이기도 하다. 젊고 새로운 만큼 경영 쇄신을 향한 기대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글로벌 전문성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거둬야 한다.
특히 최 내정자는 비교적 부족한 기업 경영 경험이 약점으로 꼽힌다. 그만큼 경영 쇄신과 글로벌 사업 양쪽에서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네이버는 5월 한 직원의 극단적 선택에서 시작된 직장 내 괴롭힘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다. 네이버의 조직문화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결과적으로 대표이사 교체까지 이어졌다.
네이버는 최 내정자의 발탁에 발맞춰 '네이버 트랜지션 태스크포스'를 가동하기로 했다. 이 태스크포스는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리더십 구축 등을 수행한다.
네이버는 연말까지 새로운 조직체계를 구성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는데 여기에서도 최 내정자가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내정자는 콘텐츠와 커머스 분야의 해외 사업도 책임지게 됐다.
앞서 네이버 이사회와 경영진이 새 대표이사 후보자의 책임으로서 사업 간 시너지를 통한 글로벌 사업 확장, 글로벌로 성장할 신규 사업 발굴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웹툰과 웹소설을 바탕으로 글로벌 콘텐츠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북미 웹소설플랫폼 왓패드를 6500억원 규모에 사들이는 등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중소상공인 중심의 커머스플랫폼인 스마트스토어를 일본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는 9월부터 일본에서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할 상공인을 모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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