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투자 성공기
동양생명, '절묘한' 줄타기로 깜짝 이익 전망
배당 고려 장기 보유 지분 매각…손실 선반영으로 회계상 이익도 극대화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2일 07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신수아 기자] 최근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매각한 동양생명이 일찌감치 '한 해 장사'를 마쳤다. 장기 보유 주식의 처분이익이 대거 반영되며 3분기 순이익은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동양생명은 우리금융지주의 지분을 취득가보다 낮게 처분했지만, 배당금을 고려할 때 '남는 장사'를 했다는 분석이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동양생명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배 가량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증권업계의 컨센서스(시장전망치)는 864억원으로 이는 전년 동기대비 약 290% 증가한 규모다. 


동양생명은 일찌감치 한 해 장사를 마무리 지었다. 지난해 동양생명의 연간 순이익은 1286억원. 3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연간 순이익의 70%에 이른다. 특히 지난 상반기 순이익 1461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5년여 만에 연간 기준 최대 순이익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깜짝 실적 개선은 장기 보유주식의 처분이익이 일시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분기 동양생명은 우리금융 지분의 매각익을 약 694억원 반영할 예정이다. 동양생명은 지난달 우리금융주식 2704만주(3.74%)를 전량 처분했다. 처분금액은 3104억9600만원으로, 주당 단가는 1만1150원으로 전날 종가 대비 약 4.3% 할인된 가격으로 결정됐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한 때 7000원까지 주저 앉았던 우리금융 주가가 1만원대를 회복하자 매도 타이밍을 잡았다. 


동양생명이 우리금융 지분을 매입한 시점은 2016년, 예금보험공사가 당시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매각할 때 약 4%를 인수했다. 민영화가 추진되고 있던 만큼 차후 주가 상승에 따라 투자 이익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는 투자이익은 크진 않았다. 당시 동양생명이 매입한 주당 단가는 약 1만1700원 수준. 매도가격만 놓고보면 약 150억원의 손실이 불가피해보인다. 하지만 배당금을 고려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동양생명은 2019년과 2020년 2년간 각각 190억원, 98억원의 배당금을, 올 해 약 40억5600만원의 중간 배당금을 우리금융지주에서 수령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해당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지난 4년 7개월 간의 배당금과 매각 대금 등을 전체적으로 고려하면 약 3%대의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회계상으론 매각 시점에 이익이 대거 발생한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우리금융지주 지분의 손상차손을 약 1000억원 반영했다. 12개월 이상 주가가 매입단가보다 낮게 형성됐기 때문. 지난해 순익 감소에도 미래 손해를 반영한 탓에 올해 '깜짝' 이익을 거둘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손상을 반영한 지분 증권은 재평가되지 않는다. 즉, 다시 주가가  상승해도 그 이익을 환입시키지 않는다는 의미다. 다만, 매각을 통해 이익을 실현할 때만 당기순이익에 반영된다. 매도 타이밍의 주가를 고려할 때 손상차손 반영한 손실 대부분이 오히려 이익으로 환입되는 효과가 발생했다는 의미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앞서 "새로운 투자 기회를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신지급여력제도(K-ICS)가 오는 2023년부터 도입됨에 따라 자본을 선제적으로 확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동양생명은 매각이익을 배당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획대로 배당이 이뤄질 경우 배당수익률은 업계 최고 수준인 6.8% 수준으로 전망된다. 회계상 절묘하게 설계된 투자와 매각 타이밍을 활용해 기업 가치 제고를 꾀했다는 의미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간 배당성향이 평년 수준인 30%로 회복될 경우 올해 기대 배당수익률은 8.6%로 보험주 가운데 가장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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