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초동대처의 중요성
배터리 화재, 국산 배터리 신뢰성 문제로 번질 가능성... 공동 대응 필요하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2일 08시 2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화재가 일어났을 때 초기에 불을 얼마만큼 잡아낼 수 있느냐가 대형 화재사건으로 이어질지 말지를 결정한다. 초기에 진압하지 못하면 불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대응이 어렵게 된다.


이는 비단 화재사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어떤 사건이든 초기에 원인을 규명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을 마주하지 않을 수 있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한 초동대처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이 전기차 화재로 인한 리콜 비용 분담을 계속 겪고 있다. 올해 초 현대자동차 코나EV 리콜에 이어 최근 GM에서만 볼트EV로 두 차례 리콜을 겪었다. 화재 원인으로는 배터리 결함이 지목됐다.


LG엔솔은 최근 볼트EV 리콜이 결정되기 전까지 배터리 관련 리콜금액만 약 1조410억원에 달했다(에너지저장장치 리콜금액 포함). 이번 리콜금액까지 합산하면 총 리콜 규모는 1조5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LG엔솔의 재무상태에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단순히 영업이익 악화에 있지 않다. 같은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한다면 신뢰도에 대한 문제로 번질 수 있다. 품질이 좋지만 중국산이라 유독 기피됐던 것과 같은 현상이 국내 배터리 업계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말이다.


다른 국내 배터리 제조업체인 삼성SDI, SK이노베이션도 배터리 사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해 BMW와 포드는 삼성SDI가 제조한 배터리가 탑재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을 화재 위험성이 있다며 리콜을 결정한 바 있다. 최근에는 국내서 생산된 포터2 일렉트릭 모델에서 연기가 발생하는 사건이 있었다. 해당 차량에는 SK이노베이션이 생산한 배터리가 이용됐다.


LG엔솔의 배터리도,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도 화재 원인이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조사가 진행 중이다. 전기차 화재 문제는 복잡하고 민감한 문제다. 정확한 원인 규명이 어려울 수 있다. 이럴 때일수록 배터리 제조 회사들이 힘을 합할 필요가 있다. 각자가 조사한 화재 원인과 화재 유발 가능성을 공유하고 철저히 안전한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 합심해야 한다.


자동차 화재는 인명사고와 기업 신뢰도 문제가 따라온다. 전기차 시장은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도 초기 단계라는 의미다. 그러나 초기 단계라고 화재 등의 문제가 각 회사의 문제라는 식으로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해서는 안 된다. 사건이 발생한 초기에 문제를 명확하게 규명하고 완전히 해결하는 대처가 이뤄지지 않으면, 비슷한 문제가 또다시 발생했을 때 그 파급력은 초기보다 훨씬 커지기 마련이다. 미래사업으로 떠오른 배터리 산업에서 국내 제조업체들이 힘을 합해 문제를 해결하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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