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코, '진성매수'한 남양유업 체질개선에 몰두
홍원식 전 회장 일가 콜옵션·우선매수권 없어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3일 14시 3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권일운 기자] 경영참여헝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남양유업 인수·합병(M&A)이 '파킹 딜'일 것이란 설을 일축했다. 그간 단행해온 여느 바이아웃(Buy-out) 거래와 마찬가지로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데에만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한앤컴퍼니는 지난달 27일 홍원식 전 회장 등이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 52.6%를 3107억원에 사들인다는 내용의 주식 양수도 계약(SPA)을 체결했다. 홍 전 회장 외에 홍 전 회장 부인과 손자도 보유 지분을 전량 매도하기로 했다.


하지만 해당 SPA 체결에 홍 전 회장의 동생인 홍명식씨가 참여하지 않은 것을 놓고 재계와 M&A 업계 일각에서는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를 놓고 한앤컴퍼니 체제 아래에서도 기존 대주주의 영향력이 남아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홍 전 회장 일가가 콜 옵션(매도청구권)이나 우선매수권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는 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통상 PEF를 상대로 한 M&A 거래에서 매도자 측이 콜 옵션이나 우선매수권을 확보하는 경우는 진성 매각(True Sale)으로 간주하지 않는 편이다. 다급한 유동성 위기에 빠져있거나, 특정한 이유로 인해 매매 대상 회사의 지분을 일정 기간 소유하기 어려울 경우 이같은 방식의 파킹 거래를 단행하는 경우가 있다. 콜 옵션이나 우선매수권의 구속력을 높이기 위해 매도자 측은 매각 대금 일부를 PEF나 PEF가 조성하는 특수목적법인(SPC)에 남겨 놓기도 한다.


하지만 한앤컴퍼니는 "홍 전 회장 일가와 체결한 남양유업 SPA는 어떠한 콜 옵션이나 우선매수권 조항도 존재하지 않는 진성 매각"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사모투자나 M&A 업계 종사자들 역시 펀드 출자자와 투자 대상 기업 이해관계자들의 평판을 중시하는 한앤컴퍼니가 대주주 일가의 도덕성 및 지배구조 문제로 촉발된 이번 거래에서 콜 옵션이나 우선매수권 부여같은 무리수를 뒀을 가능성은 '제로(0)'라고 입을 모은다.


대신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지분을 가지게 될 홍명식씨는 단순한 개인 주주로 남을 전망이다. 홍씨는 이미 남양유업의 경영에 관여하지 않은지 상당한 시간이 지났으며, 자체 사업체를 영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앤컴퍼니는 이번 남양유업 M&A가 지배구조 문제에서부터 시작된 만큼 남양유업의 경영 투명성 극대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한앤컴퍼니가 국내 최초로 투자 포트폴리오 기업에 적용한 집행임원 제도를 남양유업에도 도입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집행임원 제도는 집행임원이 이사회로부터 의사 결정권과 집행권을 위임받아 결정·집행하는 제도다. 이사회는 집행임원의 경영 활동을 감독하는 역할을 맡는다.


한앤컴퍼니는 이미 다수의 소비재·유통 기업을 바이아웃한 경험을 갖고 있다. 식음료 기업만으로 한정짓는다면 웅진식품을 바이아웃해 성공적으로 엑시트했으며, 가장 최근에는 대한항공의 기내식·기내판매 사업을 인수하기도 했다. 여기에 케이카(직영 중고차 판매)와 라한호텔도 투자 포트폴리오에 포함돼 있다.


한앤컴퍼니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투자와 안정적인 운영으로 요약되는 그간의 바이아웃 성공 방정식을 남양유업에도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기존 임직원의 고용을 승계하겠다는 계획도 수립한 상태다. 또한 고객과 협력사 등과의 소통을 강화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노력도 적극 기울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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