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한앤컴퍼니의 모험
이미지 바닥 친 남양유업 개선 작업 '승부수'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1일 10시 5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제언 차장] 사모펀드(PEF)는 일상 생활에 깊숙이 침투해 있다. 일반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커피숍이나 치킨집, 고깃집, 대형마트 등이 사모펀드 산하에 있다. 투자 업종과 무관한 대부분의 사람은 이같은 점을 인지하지 못한다. 단지 뉴스에서 간혹 사모펀드라는 단어를 듣고 기업사냥꾼의 이미지로만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사모펀드로서는 억울할 수 있다. 사세 기운 기업체를 인수해 다시 일으켜 되팔았더니 '먹튀'라고 몰아세우니 말이다. 사모펀드의 숙명은 '인수와 매각'인데 대부분 사람들은 사모펀드의 매각 행위를 비난한다. 기업가치를 공정하게 책정했다면 문제될 게 없는데도 사모펀드가 매각 차익을 남겼다는 데 비난의 화살이 쏠린다. 


한앤컴퍼니의 남양유업 인수 건은 또다른 사모펀드 공격자들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 한국 사회에서 비도덕적인 곳으로 추락한 기업을 대형 사모펀드가 인수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한앤컴퍼니를 특정 언론사와 연관 지어 색안경을 쓰며 남양유업 인수건을 바라볼 수 있다. 어쩌면 '파킹딜(parking deal)', 즉 남양유업 일가가 한앤컴퍼니 뒤에 여전히 남아있다고 음모론을 제기할 수도 있다. 이는 한앤컴퍼니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모펀드 운용사가 딜 이후 겪는 일상이다. 


한앤컴퍼니에게도 모험이다. 대중에겐 비도덕적 재벌 일가나 사모펀드나 매한가지로 보일 수 있다. 이미지 개선은 순전히 한앤컴퍼니 몫이다. 지금까지 한앤컴퍼니가 인수했던 어떠한 기업보다 더욱 개선작업이 어려울 수 있다. 남양유업 내부적 문제뿐만 아니라 등 돌린 소비자를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한 까닭이다. 


갑질·마약·허위과장 등 한국 사회에서 민감한 역린을 연이어 건드린 남양유업은 소비자의 외면 대상으로 몰렸다. 이는 실적으로 직결됐고 2019년부터 남양유업의 영업실적은 적자로 돌아선 상태다. 지난해 영업적자만 개별기준으로 720억원에 달한다. 소위 대중에게 찍히고 실적이 망가진 회사를 일반적인 기업이 인수하긴 힘들었을지 모른다. 그런 측면에서 한앤컴퍼니는 해결사 역할을 한 셈이다.


한앤컴퍼니는 최선의 방법으로 남양유업의 정상화를 이끌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 어느 때보다 지켜보는 대중의 눈이 많기도 하다. 법정관리 상태였던 웅진식품을 인수했던 때와는 상황도 다르다. 남양유업의 내부 결속과 외부 이미지 개선을 동시에 펼쳐야 한다. 남양유업은 자칫 경영진 때문에 좌초할 뻔한 기업이었다. 이젠 한앤컴퍼니가 남양유업을 어떤 식으로 변모시킬지 비난과 음모론을 멈추고 차분히 지켜봐야 한다. 이번 인수건이 사모펀드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지도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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