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생명, 후순위채 1300억 GA·디지털에 '올인'
방카 비중 높은 영업 구조 개선…디지털화로 소비자 접점 확대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8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신수아 기자] KB생명이 영업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독립대리점(GA)채널 영업 비중을 확대하고 디지털 분야에 집중 투자해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KB생명은 앞서 조직 개편을 통해 디지털 부문을 신설한 바 있다. 


28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KB생명은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1300억원의 외부 조달을 진행 중이다. 이번에 확보한 자금 전량을 채널 경쟁력 정비와 디지털 전략 추진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KB생명 관계자는 "GA시장 영업을 확대하고 있어 이에 따른 비용 소모가 증가하고 있다"며 "영업·고객 서비스의 디지털화에도 집중 투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KB생명의 지난해 GA채널 초회보험료는 2019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리점 채널의 초회보험료는 172억900만원으로, 2019년 말 기준 82억6800만원과 비교해 52%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통계상 '대리점' 항목엔 GA를 포함해 전속으로 운영되는 개인 대리점 등도 포함돼 대리점이 GA의 절대 비중을 의미하진 않는다.


KB생명의 영업 전략은 최근 2년 사이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GA채널과 더불어 방카슈랑스 의존도도 높아지는 추세다. 


2017년만 해도 전체 초회보험료 가운데 단 35%만이 방카슈랑스를 통해 유입됐다. 그러나 2018년 45.7%, 2019년 48.8%, 2020년 88.1%로 해를 거듭하며 단계적으로 비중이 확대됐고, 올 2월 말 기준 89.4%의 초회보험료가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발생했다. 



일반적으로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서는 저축성 보험이 많이 팔린다. 은행 창구를 통한 보험 판매다 보니, 개인별 상품 설계가 필수적인 보장성 보험의 판매는 쉽지 않다. 


실제 같은 기간 KB생명의 저축성 보험의 판매 비중은 크게 늘어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생명의 저축성 보험 신계약 보험료는 2017년 말에는 누적금액 기준 전체의 13.8%에 불과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6609억원, 그러나 2019년 30.4%, 지난해 말엔 37.3%로 확대됐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2020년 말 기준 KB생명의 저축성 보험 신계약 보험료는 1조5717억원으로 3년 사이 2.5배 이상 늘어났다는 계산이다. 


반면 같은 기간 보장성 보험의 신계약 보험료는 오히려 감소 추세다. 2017년 말 KB생명의 보장성 보험 신계약 보험료는 4조1327억원이었으나, 2018년엔 2조9817억원, 2019년엔 2조3866억원으로 감소했다. 보장성 보험의 신계약 건수도 2017년엔 17만6436건이었으나 지난해엔 9만4819건으로 반토막 났다. 다만 지난해 GA채널을 강화하며 2019년 대비 신계약 보험료가 2조6446억원으로 소폭 확대됐다. 


저축성 상품의 판매량이 증가하면 수입보험료 자체는 늘어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손익효과는 크지 않다. 체질 개선을 위해선 보장성 보험과 저축성 보험의 균형잡힌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


하지만 KB생명의 자체 설계사 조직은 크지 않다. 2020년 말 기준 등록설계사는 1097명에 불과하다. 개인별 상담과 설계가 동반되는 보장성 보험의 특징을 고려할 때, 자체 채널의 규모를 만회할 대면 채널의 확보가 필요하다. GA채널 강화 움직임이 방카슈랑스에 편중된 영업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복안으로도 해석되는 이유다. 


한편, KB생명은 '디지털화'에도 속도내고 있다. 연초 KB생명은 디지털지원본부를 신설하고 디지털플랫폼을 리뉴얼했다.


특히 영업현장에서 다지털·모바일 플랫폼을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가입설계는 물론 고객케어, 수금 관리 등 보험 계약 전반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구축됐다. 그간 디지털플랫폼이 단순히 계약 고객의 서비스용으로 활용됐다면, 향후 '디지털 마케팅 채널'로서 전환해 소비자 접점을 늘리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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