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썸플레이스 주관사 경쟁 '시들'...'3파전' 압축
최대주주 PEF 한계, 증권사 인력난 등 여파…NH·KB·삼성證 경쟁 구도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6일 14시 4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전경진 기자] 기업공개(IPO)에 나선 투썸플레이스의 주관사 선정 작업이 한창이다. 선정을 위한 입찰에서 흥행을 거두진 못했지만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 대형사가 참여하며 3파전 구색은 갖추게 됐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투썸플레이스는 지난 25일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 면접을 진행했다.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는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수령했지만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5000억원 안팎의 중대형 딜임에도 업계의 입찰 경쟁이 이어지지 않은 것은 사모펀드(PEF)가 최대주주라는 한계 때문으로 풀이된다. PEF의 경우 과거 투자금 회수(엑시트) 및 차익실현을 목적으로 IPO를 추진하기 때문에 통상 주관사들에게 높은 기업가치(상장 시가총액)을 요구하는 편이다. 시장의 눈높이 보다 높은 몸값은 IPO 흥행은 물론 성사마저 장담할 수 없게 만든다. 증권사들 입장에서는 IPO 무산은 물론, 딜 실패에 따른 평판 저하마저 감수해야 하는 셈이다. 


투썸플레이스는 2018년 CJ푸드빌에서 물적분할돼 설립됐다. 하지만 2019년 모회사의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매각돼 현재 최대주주는 특수목적법인(SPC)인 '텀블러아시아(Tumbler Asia Ltd, 지분율 73.89%)'다. 텀블러아시아는 홍콩계 PEF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와 싱가포르투자청(GIC),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등이 출자해 설립한 SPC다. 


최근 공모시장의 호황으로 다수의 딜이 몰리며 증권사마다 적극적 업무수행을 위한 여력이 낮아진 점도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반영된 모습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공모주 시장 호황으로 다수의 기업들이 IPO를 추진한 탓에 증권사마다 인력 한계를 경험하고 있기도 하다"며 "연간 실적 목표치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난이도 높은 딜을 추가로 수임하려 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입찰에 참여한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의 경우 딜 수임 의지가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난이도가 높은 딜이지만, 통상 PEF가 추진하는 IPO의 경우 주관사에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보수(인수 수수료)를 제공한다는 점이 입찰 의지를 북돋는 요소로 꼽히고 있다. 


지난 2017년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의 경우 IPO시 주관사에게 공모액의 1.3%에 달하는 수수료(성과 보수 포함)를 제공했다. '조(兆)' 단위 시가총액의 빅딜의 경우 인수 및 성과 수수료율 1%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20~30%가량 높은 요율이 책정된 셈이다. 예컨대 올해 대기업 IPO 중 조단위 시가총액을 목표로 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공모액의 1%,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1.1%의 수수료를 주관사에 제공했다. 


업계에서는 3파전 구도에서 NH투자증권이 다소 경쟁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NH투자증권의 경우 IPO 업계 '빅3' 증권사로 매년 주관 실적 1위 자리를 놓고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과 경쟁하는 곳이다. 실무 경험 등 트랙 레코드 면에서 우위에 있는 셈이다. 올해 적극적인 인력 충원으로 역대 최대규모 IPO조직을 갖추고 있기도 하다. 올해 3월 IPO 실무 인력이 50명을 넘어선 덕에 경쟁사 대비 딜 수임 여력이 높다는 평가다. 


KB증권의 경우 최근 업계 신흥강자로 주목을 받는 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카카오뱅크(예상 시가총액 20조원), LG에너지솔루션(50~60조원) 등 올해 최대 빅딜의 대표 주관사로 잇달아 선정되면서 추가 딜 수임 여력이 다소 떨어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증권은 최근 잇단 인력 이탈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5월 IPO1팀에서만 팀장인 이재성 이사와 베테랑 실무진 이동규 부장이 유안타증권으로 이직하면서 인력 공백이 발생한 상황이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투썸플레이스는 빠르면 이달 중 주관사단 구성을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5000억원 안팎의 기업가치가 거론되는 중대형 딜인 점을 감안하면 2곳 가량의 증권사를 주관사로 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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