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주 꿈 담긴 'CSP제철소' 미운오리서 백조될까
지분법 손실 대폭 완화…재무구조 개선 발판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4일 12시 5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의 아픈 손가락이던 브라질 CSP법인이 최근 드라마틱한 반전을 써내려가고 있다. 브라질 CSP법인은 고로사업 염원 실현을 위해 현지 발레(Vale)사와의 합작투자로 세워진 제철소다. 그러나 2016년 제철소 완공 이후 손실을 지속하며 한때 완전자본잠식에까지 빠졌다. 동국제강은 대규모 지분법 손실과 함께 추가 출자에 대한 부담 등을 떠안아왔다. 그런데 최근 CSP법인이 슬래브 가격 급등으로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국제강을 짓누르던 재무부담도 한결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올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 276억원을 달성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전년동기 1208억원의 당기손손실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1년 만에 괄목할 만한 실적 개선이다.


동국제강이 당기순이익을 대폭 개선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수익 중심의 영업전략 강화와 선제적인 사업부 체질 개편 등의 노력들도 있었지만 그동안 순이익을 갉아먹던 브라질 CSP법인의 지분법 손실 축소가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CSP법인은 동국제강이 브라질 발레(Vale), 포스코와 함께 합작투자한 제철소다. 동국제강은 CSP법인의 지분 30%를 가지고 있다. 제철소 가동 초기인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CSP법인의 누계 순손실은 2조1346억원에 달한다. 브라질 화폐인 헤알화 가치 추락에 따른 환차손과 하공정 부재에 따른 불안정한 판매구조 등이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CSP법인이 지속적으로 적자를 보면서 동국제강의 지분법 손실도 눈덩이처럼 커져만 갔다. 지난해까지 CSP법인에 대한 동국제강의 누적 지분법 손실 규모만 4900억원이다. 사실상 동국제강 연결 순손실의 대부분을 CSP법인이 차지한 셈이다.


(자료=금융감독원)

하지만 CSP법인은 최근 브라질과 인접국가인 북미 등의 시장 호황과 주력제품인 슬래브(Slab) 가격이 급등하면서 빠르게 실적을 개선해나가고 있다. 메탈블레틴(Metal Bulletin)에 따르면 지난해 6월 톤당 334달러에 그쳤던 브라질산 슬래브 수출가격은 이달 톤당 785달러 수준까지 불과 1년 만에 두 배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CSP법인은 이에 힘입어 지난해 말 196억원의 영업흑자 전환을 기록하고, 올 1분기에는 제철소 가동 이후 최대 실적인 1541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CSP법인 실적 개선으로 동국제강의 지분법 손실도 작년 말 1279억원에서 올해 393억원까지 대폭 줄었다.


아울러 동국제강은 최근 CSP법인에 대한 출자부담까지 완전히 해소했다. 동국제강은 적자누적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CSP제철소 지원을 위해 지난 2019년 5월 합작사들과 추가출자에 합의했다. 당시 동국제강의 부담액은 지분 30%에 해당하는 1억5000만달러였다. 동국제강은 올해 1분기를 끝으로 추가 출자 분할 납부를 완료하며 재무부담을 한결 덜 수 있게 됐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수익성이 완벽히 정상화된 브라질 CSP법인은 향후 헤알화 하락에 따른 고질적인 외화평가손실만 아니라면 더 이상 동국제강 실적의 부담요인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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