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진섭 기자] 상각전영업이익(EBITDA‧에비타)는 폭발적으로 상승하지만 유동성은 저하되고 있다. 홍콩계 사모펀드(PEF)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펀드로 보유한 커피전문점 투썸플레이스 얘기다.
2018년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투자한 이후 투썸플레이스는 성장을 거듭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성장했다. 연결기준 매출은 2018년 2743억원, 2019년 3312억원, 지난해 3655억원으로 커졌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919억원, 3574억원, 3884억원으로 증가했다. 최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상당수 카페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실적이 마이너스로 돌아섰기에 투썸플레이스의 선방은 더 빛이 났다.
가장 크게 성장한 지표는 EBITDA다. 2018년 367억원에서 2019년 595억원으로 무려 62% 올랐고, 2020년엔 전년 대비 19% 증가했다. EBITDA는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투썸플레이스의 현금창출능력이 견조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투썸플레이스의 유동성은 고갈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흐름(순영업활동현금흐름, NCF)은 2018년 787억원에서 2020년 476억원으로 감소했다. 3년간 676억원 규모의 설비투자(자본적지출, CAPEX)가 진행됐고 2019년 200억원의 배당을 집행한 영향이 컸다. 기업에 현금이 얼마나 순유입됐는지 따지는 잉여현금흐름(FCF)도 같은 기간 644억원에서 101억원으로 줄었다. 기업이 사업으로 벌어들인 현금 가운데 영업비용, 설비투자액, 세금 등을 제외하고 남은 현금을 가리키는 잉여현금흐름(FCF) 역시 644억원에서 102억원으로 줄었다.
자정 능력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차입 이외 자체 조달로 가능한 현금여력을 나타내는 내부순현금흐름(ICF)은 516억원에서 45억원으로 감소했다. 내외부 자원을 활용해 창출한 비차입성 총현금흐름을 의미하는 재무적가용현금흐름(ACF) 1014억원에서 마이너스 666억원으로 돌아섰다. 부채 비율은 117%에서 625%로 치솟았다. 투썸플레이스가 지난해 말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20억원 정도로 오는 6월 만기가 도래하는 122억 규모의 단기 차입금 상환도 단기간 현금을 축적하지 않았으면 자력으로는 어려울 정도다.
영업이익은 장기적으로는 영업활동현금흐름과 일치한 흐름을 보이기 마련이다. 영업이익과 영업활동현금흐름의 상호 시차를 고려하더라도 투썸플레이스의 경우는 이례적이다.
EBITA와 현금흐름의 괴리를 이해하는 열쇠는 리스회계기준변경이다.
지난 2019년부터 운용리스 이용자도 관련 자산과 부채를 인식하도록 요구하는 신(新) 리스기준서 K-IFRS 제1116호가 시행됐다. 구(舊) 리스기준에서 판매‧관리비 등 영업비용으로 회계처리했던 운용리스료가 신리스기준에서는 사용권(리스)자산 감가상각비(영업비용)와 리스부채 이자비용(영업외비용)으로 나뉜다는 내용이 골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리스기준이 적용되면서 부채비율은 상승한 반면 영업이익률은 개선되는 효과가 발생했다.
2019년 투썸플레이스의 감가상각비는 221억원으로 전년 65억원과 비교하면 156억원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EIBTDA 증가액의 68.5%에 달하는 수치다. EBITDA는 세금과 지급이자 그리고 감가상각비전 이익이므로 세전 영업이익에 감가상각비를 더해 나온다. 리스회계기준 변경으로 감가상각비가 대폭 증가하면서 EBITDA가 따라 오른 것이다.
다른 프랜차이즈 사업체(가맹사업자)들도 리스회계기준 변경에 따라 2019년 EBITDA가 큰 폭으로 상승하는 모습이 발견된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2020년에는 대부분 프랜차이즈 업체의 EBITDA와 리스 자산 규모가 동반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투썸플레이스는 지난해에도 리스 자산 규모를 늘렸다.
지난해 투썸플레이스는 448억원 규모의 리스 자산을 신규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가상각비와 손상차손 등을 제한 리스자산 장부가액은 975억원인데 이 중 부동산이 968억원으로 99%를 차지한다. 2020년 투썸플레이스 EBITDA는 전년대비 115억원 올랐는데 감가상각비는 68억원 늘어 상승분 중 59%의 비중을 차지했다. 투썸플레이스의 리스 자산 규모는 할리스에프앤비의 1.6배, 교촌에프앤비의 17배에 달한다.
투썸플레이스 측은 부동산 리스에 대해 가맹점포 임대료와는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본사가 점주에게 임대료나 보증금을 지원해 주지 않으며 리스회계는 가맹점포 임대료와는 무관하다"고 했다.
결국 투썸플레이스의 리스 자산은 본사 사옥, 연구시설, 직영 점포 보증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재고자산 증가에 따라 창고 임차 비용도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투썸플레이스 재고자산은 2019년 71억원에서 2020년 117억원으로 61% 늘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투썸플레이스가 공격적 투자로 매출을 신장한 것은 괄목할만 하지만 순현금흐름이 둔화되고 있어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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